“입장료만 2천만원 내야!” 그래도 기 쓰고 가더니…난리났다 ‘끔찍한 쓰레기’ [지구, 뭐래?]

에베레스트산에 버려진 쓰레기들.[인스타그램 갈무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쓰레기장’”

이곳은 ‘지구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네팔의 ‘에베레스트’다.

또 다른 별명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쓰레기장’. 전 세계 각지에서 모인 등반객들이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리고 떠난 탓이다.

수십 년간 등반객들이 버린 쓰레기는 최근 주민들의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눈이 녹아내리며, 주변 마을로 오염 물질이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를 참다못한 네팔 정부가 칼을 빼 들었다. 10년 만에 입장료를 35%가량 급격히 인상한 것. 이제 에베레스트 입장료는 한화 약 2200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에베레스트산 정상.[게티이미지뱅크]


네팔 관광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올해부터 에베레스트산 입장료를 기존 대비 35%가량 인상하는 방침이 지난 8일 내각 회의에서 승인됐다.

에베레스트산의 봄철(3~5월) 입장료는 기존 1만1000달러(한화 약 1580만원)에서 1만5000달러(한화 약 2200만원)로 인상됐다. 입장료가 가장 저렴한 겨울철 입장료도 3750달러(540만원)까지 올랐다.

네팔 정부가 오랜 기간 변경하지 않은 입장료를 인상한 주요인은 등반객들에 의한 ‘환경오염’이다. 정부는 추가 자금이 환경 보호와 안전 개선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베레스트산에 버려진 쓰레기들.[인스타그램 갈무리]


사가르마타 국립공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에 에베레스트 지역의 방문객 수는 5만7690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2019년 5만3000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에베레스트 환경오염을 우려한 지역민들의 반발이 지속되자,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등반객당 8kg의 쓰레기를 의무적으로 가져오게 하는 등 각종 보호 조치를 시행했다.

하지만 쓰레기는 줄어들지 않았다. 사가르마타 오염관리위원회(SPCC)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쓰레기 수거량은 2018년 60톤에서 2024년 85톤으로 증가했다.

에베레스트 쓰레기를 치우는 자원봉사자들.[인스타그램 갈무리]


특히 감시가 어려운 고지대에 있는 캠프일수록, 쓰레기 회수 등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온도와 강한 바람 등 극한 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오랜 기간 방치된 쓰레기는 땅으로 흡수돼 토양 오염을 일으킨다. 심지어 오염 물질이 산 아래로 내려와 지역의 수질 오염을 일으킨다. 거대한 빙하가 녹으면서 나오는 물은 지역민들의 주된 식수원이다.

특히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지속되며 지역민들의 피해는 더 커지고 있다. 산 위에 쌓인 만년설이 녹으며, 오염 물질을 머금은 물이 그대로 주변 마을로 흘러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네팔 영내인 에베레스트 남측의 빙하 면적은 1980년대부터 2015년까지 40여년간 26%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베레스트산에 버려진 쓰레기들.[인스타그램 갈무리]


각종 쓰레기에 이어 방치된 시신 문제도 적지 않다. 1920년대 에베레스트 등반이 시작된 후 현재까지 총 300명 이상이 등반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의 시신 수습은 대부분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네팔 정부는 환경 보호를 위한 입장료 인상에 더해 각종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소 6500m 이상 등반 경험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만 허가증을 발급하는 등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팔을 방문하는 모든 등반객은 허가를 받기 위해 여건과 함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외에 등반 경력 등 규정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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