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캐나다 관세 한 달 유예에 낙폭 줄여
“불확실성 싫어하는 투자자···위험자산 회피↑”
“2018년 트럼프 1기 관세 부과 때 5개월 정도 시장 조정”
[AFP]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우려했던 관세전쟁이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부터 강조한 관세 정책을 본격적으로 가동하자 대상국뿐 아니라 ‘미국’도 불안한 상황에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상국에 관세 부과를 발표, 이후 관련 협상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관세 부과 방침을 강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자 미국채 금리는 오르고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고꾸라졌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5%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0%, 나스닥 종합지수는 0.28% 하락했다.
하지만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한 달 유예하기로 3일 전격 발표하자 떨어졌던 주가 지수는 낙폭을 줄였다.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출렁이고 있는 셈이다.
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2.75포인트(0.28%) 내린 4만4421.9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5.96포인트(0.76%) 밀린 5994.57에, 나스닥종합지수는 235.49포인트(1.20%) 떨어진 1만9391.96에 장을 마쳤다. 불확실성에 하락세는 여전하지만 낙폭은 줄여가는 모양새다.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통화할 예정이어서 트럼프 대통령 ‘관세 선전포고’ 대상 3개국이 모두 유예를 받게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편 월가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미국 증시에 미칠 영향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수입 관세가 수개월 동안 지속된다면 매도세가 현실화할 수밖에 없지만 업종별로 다른 흐름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1일 로이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들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 부과가 핵심 인플레이션을 0.7% 상승시키고 국내총생산에 0.4%의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등 변동하는 미국 경제 상황은 다가오는 3월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결정에 큰 영향을 주기에 시장은 이 점도 주목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제서야 본격적인 관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맞물린 저비용·고성능 인공지능(AI) 딥시크 여파까지 지나야 뚜렷한 관세발(發) 영향이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 증시의 변동성에 대해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 시장 특성상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백 연구원은 “현재 트럼프의 관세 부과는 트럼프 1기였던 2018년 미·중 갈등 본격화와 비슷하다”고 봤다. 그는 “당시 관세가 전 세계 비용 상승을 야기하고 시장 하락을 초래해 5개월 정도 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았다”며 “비용이 낮을수록 기업은 이익이 나고, 경제가 성장하는데 미국 주요 교류국의 기본 비용이 모두 강도 높게 올라가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백 연구원은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에 대한 단기비중 확대나 미국 단기채 위주 확대를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