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오프라인 소비 수요 충족·접근성 높아 장점
탈중국 흐름·미국은 관세 리스크에 일본 시장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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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스 제공]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K-뷰티 브랜드가 잇달아 일본 편의점에 입점하며 현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한류’ 흐름을 탄 일본이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5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힌스(HINCE)’의 자매 브랜드 ‘하나 바이 힌스(HANA BY HINCE)’가 일본 편의점 훼미리마트에 입점한다. 내달 14일부터 일본 전역에서 제품 23종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훼미리마트 입점은 힌스의 편의점 채널 첫 진입 사례다. 현재 다른 채널은 론칭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하나 바이 힌스는 훼미리마트와 협업해 힌스의 서브 브랜드로 개발해 3월 중순 경 일본 현지 첫 론칭될 예정”이라며 “첫 세컨 브랜드로 소용량의 부담없는 가격대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23년 9월 프리미엄 색조 브랜드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회사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일본 뷰티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힌스를 인수해 MZ세대 고객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힌스를 앞세워 올해 일본에서 영향력을 키울 계획이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뷰티 강국인 일본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오랄 케어와 색조 브랜드 힌스, 더마 화장품 CNP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편의점을 공략하는 전략은 국내 뷰티 업계의 공통된 행보다.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소비 성향이 두드러지는 일본에서 편의점은 핵심 뷰티 채널로 성장했다. 현재 뷰티 브랜드 ‘클리오’, ‘롬앤’ 등이 각각 세븐일레븐과 로손에 입점해 현지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로손은 지난 2023년 3월 롬앤과 공동으로 ‘앤드바이롬앤’ 메이크업 브랜드를 출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국내 역직구 열풍까지 불만큼 인기를 끌었다.
뷰티 업계의 일본 진출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뷰티 강국으로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본의 뷰티 시장 규모는 약 300억달러(44조원)로 미국, 중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 4위다.
일본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K-뷰티’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자국 소비 성향이 뚜렷해 공략이 어려웠던 과거와 대비된다. 북미도 국내 뷰티의 전략지로 떠올랐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전쟁을 선포하면서 눈길이 일본으로 향하는 추세다. 최근 한일 관계가 개선되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효과도 있다.
국내에서도 편의점 내 뷰티 제품 입점은 확대되고 있다. CU와 GS25 등 가성비 소용량 화장품 시장 공략도 진행형이다. 특히 편의점은 매장 수가 많아 접근성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편의점 입장에서도 가성비 화장품을 미끼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어 ‘윈윈’이라는 반응이다.
실제 CU의 화장품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2년(24.0%), 2023년(28.3%), 2024년(16.5%) 매년 두 자릿수로 증가하고 있다. CU는 3000원 가성비 화장품 9종을 선보이고 있으며, 누계 판매량은 4만여 개에 달한다.
GS25도 2022년(22.4%), 2023년(37.9%), 2024년(45.6%)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기초화장품의 매출 신장 추이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작년에는 기초화장품 매출이 전년 대비 74.3% 늘었다. GS25의 경우 뷰티 전체 카테고리에서 150여 개의 상품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화장품이 100여 개다. 작년에는 전년 대비 10% 가까이 화장품 상품 수를 확대했다.
전문가는 K-뷰티의 꾸준한 성장을 위해 특색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소비가 강한 일본에서 편의점을 통한 유통 방식은 효과적일 것”이라며 “일본 내 K-뷰티 제품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지 기업들도 Z세대에 맞춘 브랜드를 키우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성과를 위해 가성비와 창의성을 갖춘 뷰티 제품을 계속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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