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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접종 병원 정보 좀 가르쳐주세요”
급성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로 전염력이 매우 높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를 예방할 수 있는 항체주사(베이포투스, 성분명 니르세비맙)가 국내에 상륙했다.
RSV는 일반적으로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급성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다. 한번 감염되면 평생 재감염 가능성이 있고, 감염된 영유아 중 일부는 세기관지염(폐의 작은 기도의 염증)과 폐렴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지금까진 별다른 예방주사나 치료제도 없었다. 하지만, 최근 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가 국내 도입되면서 맘카페 등에선 접종 가능한 병원 리스트 문의가 쇄도하는 등 인기가 뜨겁다.
고위험군 영유아뿐만 아니라 생후 12개월 미만 모든 신생아와 영아에 주사를 맞힐 수 있고, 효과도 최소 5개월 이상 지속돼 한 번 접종하면 RSV 계절(통상 10월~3월) 전체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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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뽀삐뽀 119 소아과 유튜브 갈무리] |
특히 RSV에 감염됐을 경우 별다른 치료제가 없는 만큼, 예방 항체주사가 더 중요하다.
최근 구독자 44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삐뽀삐뽀 119 소아과’에 RSV예방 항체주사에 대한 영상이 소개돼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아이에게 RSV 예방 항체주사를 맞혔다는 글마다 접종 병원 및 가격 문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베이포투스 출시 초기인 만큼 이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이 많지 않은 탓이다. 종합병원이나 대형 산부인과도 사전에 보유 여부를 확인해야 할 정도다.
가격 부담은 적지 않다. 백신의 경우 질병관리청의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적용돼야 국고 지원으로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결핵 피내용, B형간염, 수두, 일본뇌염(사백신) 등이 무료다.
베이포투스는 백신이 아닌 의약품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고, 국가예방접종사업에 적용되지 않아 전액 본인 부담이다. 가격대는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50만원에서 80만원 사이로 알려져 있다.
비싸다 보니 개별 병원이 무작정 많은 양의 베이포투스를 비축하고 있기도 어려워, 일부 병원에서 예약받은 물량만큼만 확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포투스의 국내 판매를 맡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개별 병원에서 베이포투스 발주를 요청받아 공급하고 있다”며 “도입 초기 상황에도 반응이 매우 뜨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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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포투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은 국가 예방접종지원 프로그램에 도입해 영유아들에게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호주 마일즈 정부에서는 3100만달러를 지원해 지난해 4월15일부터 호주의 RSV 시즌(통상 5~9월)을 맞이한 모든 8개월 미만의 영아를 대상으로 RSV 예방 항체주사 무료 투여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의 첫 2개월 동안의 결과를 보면, RSV 감염으로 인해 입원한 신생아는 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이 입원한 신생아 12명은 모두 베이포투스를 접종하지 않은 신생아였다.
학계에서는 베이포투스의 국가예방접종사업 도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봉식 대한분만병의원협회장은 “RSV는 신생아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감염병이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보다 효과적인 RSV 예방을 위해 국가예방접종사업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