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지정학리스크도 PE 저력 못 막는다…“M&A시장 회복 주도” [투자360]

삼일PwC M&A 세미나 포럼, 기업 실무자 300여명 참석
장기화된 포트폴리오, LP 회수 요구로 딜 확대 기대
드라이파우더 충분, K뷰티·환경사업 ‘주목’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리더(대표)가 ‘2025년 인수합병(M&A) 시장 전망과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통해 세미나의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삼일PwC 제공]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 금리인하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인수합병(M&A) 시장에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도 올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저력을 막을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년 드라이파우더(미소진 투자금액)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M&A 시장 회복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일PwC(대표이사 윤훈수)는 5일 서울 용산구 본사 2층 아모레홀에서 ‘2025년 인수합병(M&A) 시장 전망과 대응전략’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기업 등 M&A 관련 실무자 300여명이 참석하며 M&A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리더(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이번 세미나는 글로벌 PwC와 삼일 전문가들이 국내외 M&A 시장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통해 시사성이 있는 주제와 산업을 선정해 준비했다”라고 소개했다.

정경수 M&A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2024년 글로벌 M&A 시장 동향과 올해 전망, 인공지능(AI)을 필두로 성장 산업 진단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논의됐다. 이 과정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PE의 존재감이었다. 발제자로 나선 ▷류길주 딜 부문 부대표 ▷박치홍 기업구조조정 센터장 ▷정지원 상장기업지원센터장 ▷이정훈 PE그룹장 ▷홍성표 K-뷰티 섹터 리더 ▷손영백 에너지·인프라·폐기물 TFT 리더 등 전문가 6인의 발표에서도 ‘PE’가 빠짐없이 언급됐다.

PE의 인수 비용을 결정짓는 금리의 경우 하락 정도가 시장 예측치에 미치지 못하지만 드라이파우더가 역대 최대치인 점이 조명되고 있다. 삼일PwC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PE의 드라이파우더는 1조6000억달러(한화 약 2300조원)에 이른다. 국내 PE의 경우 작년 말 기준 40조원을 초과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정훈 PE 그룹장은 “자금이 충분한 만큼 PE는 M&A를 할 수밖에 없다”라며 “대형사에 자본이 집중되는 양극화는 유지되겠지만 PE가 사모대출, 부동산까지 영역을 확대해 투자 다변화가 기대되고 PE 간 세컨더리 거래와 기업 현금 유동화 의지 등이 올해 주요 테마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 그룹장은 ‘사모펀드의 M&A 액티비티 전망과 밸류 크리에이션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며 사업부를 분할해 매각하는 카브아웃 딜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카브아웃 딜에서 PE 등이 밸류업 기회를 파악하려면 내외부 자문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류길주 부대표는 PE의 5년 초과한 장기 보유 포트폴리오가 증가하는 추세에 주목하며 출자자(LP)의 엑시트 압력이 M&A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류 부대표는 “지난해 SK스페셜티, 에코비트 등 주요 딜은 PE 중심으로 이뤄졌고 올해도 PE의 포트폴리오 기업 관리, 산업 간 경계를 넘어서는 기업 투자 확대 등을 통해 하반기 점진적으로 시장 회복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박치홍 기업구조조정 센터장은 산업 사이클상 재편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석유화학 ▷철강 ▷건설 ▷유통 ▷디스플레이를 지목했다. 박 센터장은 “선제적으로 위기를 식별해 자발적 리밸런싱(Rebalancing)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당 산업에 PE가 유동성 공급자로 나설지도 관전포인트다.

정지원 상장기업지원 센터장은 상장사 투자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PE를 조명했다. 지난해 롯데렌탈(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한양증권(KCGI), 고려아연(MBK파트너스) 등 PE가 다양한 방법으로 상장사 M&A를 진행해 기업을 재편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상장기업 최대주주 가운데 사모펀드의 비율이 10년간 2배 이상 늘었으며 공개매수 이후 자진상장폐지하는 거래 형태 역시 PE가 주도한 이슈였다”라고 진단했다.

끝으로 홍성표 리더와 손영백 리더는 각각 뷰티산업과 환경산업의 성장성을 앞세워 M&A 전략을 제시했다. 해당 섹터에서 최근 체결된 주요 M&A 가운데 ▷마녀공장(케이엘앤파트너스) ▷스킨이데아(코건스탠리PE) ▷KJ환경(EQT파트너스) ▷제이엔텍(어펄마캐피탈) 등 상당수 PE 주도로 이뤄진 상태다.

홍 리더는 “더함파트너스는 티르티르를 1년 만에 매각했는데 인수 시점부터 바이어를 고려했다는 방증”이라며 “상대적으로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낮은 OEM, ODM 분야도 주목할 만하며 뷰티제품은 ‘감성 영역’이 중요해 국산 제품의 인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손 리더는 환경산업의 트렌드가 다운스트림(Downstream처리)에서 업스트림(Upstream재활용과 에너지화)으로 전환되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2020년까지는 대부분의 M&A가 다운스트림에서 이뤄졌으나 성장이 예상되는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등에서 업스트림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전체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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