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한인은행권 결산

2013년 한인은행권은 그 어느해 보다 분주했다. 일년내내 인수합병 성사 및 논의가 끊이지 않았으며 대대적인 은행간 인력이동도 있었다. 전체적으론 흑자규모는 전년도에 비해서 떨어지지만 재정상황이나 재무재표 상태, 그리고 은행의 자산건전성으로 계속 향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은행들의 고민은 계속됐다. 저이자율시대에 떨어진 마진율을 회복하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견주하고 있으며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기 위해 모기지 분야 속속 뛰어들기도 했다. 굵직굵직한 변화의 물결이 많이 일었던 2013년 한해 한인은행권을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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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된 인수합병 = 올해 한인은행권에서 가장 큰 뉴스는 바로 인수합병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인수합병 논의가 올해는 그 결실을 맺었고 2013년는 한인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인수합병이 이뤄진 해로 남게 됐다. 지난해 10월 시애틀지역의 한인은행인 퍼시픽인터내셔널은행(PI)을 인수하기로 한 BBCN뱅크는 올해 시작과 함께 빠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2월에 PI에 대한 인수를 마무리했다. BBCN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PI 인수 마무리한 뒤 불과 두달 뒤인 4월 시카고지역의 한인은행인 포스터은행을 인수하는데 합의했고 이 인수도 8월에 마무리 지었다. BBCN에 이어 후반기 들어서는 윌셔은행이 바쁜 행보를 보였다. 윌셔은행은 지난 6월 뉴저지주에 본사를 둔 뱅크아시아나를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이 인수를 10월에 모두 마무리했다. 윌셔은행은 이어 한인은행 최대 관심은행인 새한은행의 인수를 7월에 결정했다. 윌셔는 11월에 새한은행 인수를 마무리했다. 뱅크아시아나와 새한은행 인수에서 고배를 마신 한미은행은 텍사스주 소재 유나이티드센트럴뱅크(UCB)의 인수를 가져오면서 만회했다. 한미은 UCB를 인수하는 계약을 12월에 체결했고 이 인수를 내년 하반기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 줄이은 행장 선임과 인력이동 = BBCN뱅크는 올해초 앨빈 강 전 행장이 떠난 뒤 공석이던 은행장 자리에 지난 4월 민수봉 행장을 새로운 행장으로 선임했다. 76세의 한인은행권 최고령 은행장이 된 민수봉 행장의 등장은 은행권의 인력 재편을 예고했다. 지난 6월 한미은행은 유재승 전 행장이 은퇴하면서 물러난 은행장 자리에 금종국 행장은 선임했다. 한인은행권 인사가 아닌 주류 은행권 인사의 발탁이라는 점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는데 금 행장의 등장은 한미은행의 체질 개선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며 민 행장과 마찬가지로 금 행장의 등장도 간부급 등 인력이동을 예고했다. 유니티은행도 김주학 전 행장이 물러나고 새로 최운화 행장이 지휘봉를 잡았고 US메트로은행도 김동일 전 새한은행장이 다시 컴백해 은행 살리기에 나섰다.

행장 선임과 함께 한인은행권에 불어닥친 것을 인력 대이동이다. 앨빈 강 전 행장이 물러난 뒤 바니 리 수석전무, 피터 양 전무, 앤서니 김 전무 등 BBCN뱅크의 나라은행 출신 간부들이 대거 한미은행으로 이동했다. 역시 나라출신인 윤기원 본부장은 오픈뱅크로 이동을 했다. 한미은행에서는 손정학 전무와 이돈배 본부장이 윌셔은행으로 갔는데 손 전무는 윌셔은행에서도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표를 제출하고 떠났다. 정우영 본부장과 윤석진 지점장 등 한미의 중간간부들은 BBCN뱅크행을 결정했다. 또 새한은행이 윌셔로 인수된 뒤 대니엘 김 전무는 BBCN뱅콥으로 이동하는 등 올해는 어느 해 보다도 인력이동이 많았다.

▶ 주류 은행권 인사의 한인은행권 입성 = 올해 주류 은행권에서 활약하는 한인들의 한인은행권 진출이 눈에 띈다. 백인들의 텃세가 심한 주류 은행권에서 능력을 발휘하면서 퍼스트캘리포니아뱅크를 키워 온 금종국 행장이 한미은행장을 맡았다. 이어 BBCN뱅크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HSBC에서 활약한 박자영 전무를 전격 영입했다.

▶ 순익 줄었지만 재정상황은 더 안정돼 = 올해 3분기까지 미서부지역에서 영업 중인 13개 한인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순익의 합계는 1억8873만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올린 2억5463만달러에 비해 6590만달러나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순익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에는 이연법인세 자산환입 등 장부상 순익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수 영업 부분의 순익을 보연 오히려 지난해 보다 더 낫다. 게다가 부실자산이 계속 줄고 있으며 대출에 대한 손실 처리 금액도 감소하는 등 자선건전성이 지난해 보다 더 개선되는 등 전체적인 은행권의 재정 상황은 지난해 보다 더 나아졌다는 평가다.

▶ 새로운 수익원 창출 = 올해 한인은행들의 신규대출은 계속 늘었다. 하지만 이러한 증가는 한인은행권의 제살깎기라는 평가가 많다. 순수한 신규대출이라기 보다는 다른 한인은행의 대출을 옮겨 오면서 발생한 신규대출 유치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이자율이 내려가게 되고 순이자마진의 회복은 은행권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는데 여념이 없었다. 상업용부동산 대출과 SBA 대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그동안 한인은행권에서는 손을 대지 않았던 분야로 넓히려는 움직임이 올해 나타났다. 그 대표적인 예가 모기지 분야다. 한인은행권에서는 태평양은행과 윌셔은행이 가장 활발하게 모기지 대출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올해 오픈뱅크가 모기지팀을 구성해 시장에 뛰어들었고 가장 최근에는 BBCN뱅크도 팀을 구성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다. 이밖에도 한인은행들은 새로운 수입원을 찾기 위해 은행 본연의 업무 외에 다른 분야를 쉬지 않고 찾고 있다.

▶ 지점망 확충 =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지점망 확충은 올해도 계속 됐다. 오픈뱅크는 올해 가디나지점과 LA한인타운내 아로마지점을 오픈했고 12월에는 내년 1월 정식오픈하는 부에나팍지점이 소프트오픈했다. 태평양은행도 어바인 지점과 부에나팍지점을 올해 개설했고 윌셔은행은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지점을 열었다. cbb뱅크는 윌셔지점을 본사이전과 함께 한인타운내 에퀴터블빌딩 1층으로 옮겨왔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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