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멤버로 괜찮겠어?”… 美지원 달려있는 아르헨 총선 후보 보니[나우, 어스]

美 “우파가 선거 이겨야 지원” 발언 논란 속
아르헨 신생 여당, 총선서 이색 후보 대거 공천
건강 인플루언서, 게임 스트리머 등
정치경력 없는 외부 인사들 ‘눈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끄는 신생 정당 LLA가 오는 26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이색 후보들을 대거 공천했다.[LLA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끄는 신생 정당 자유전진(La Libertad Avanza, LLA)이 오는 26일 열리는 총선에서 이색 후보들을 대거 공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에 정치권에서 주변부를 맴돌던 인물이나 정치와 무관했던 이들이 주로 후보로 나섰는데 “일부는 강력하지만 대부분 이상하다”는 평까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코르도바주(州)에서는 건강 영적·신체적 건강 인플루언서인 라우라 솔다노가 후보로 나섰다. 솔다노는 운동과 명상 등의 콘텐츠로 유명해진 인플루언서인데, 이전까지는 정치권과 인연이 없었다. 솔다노는 자신의 경험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두고 지난달 인스타그램에 “내가 하루에 다섯 시간씩 운동하는 동안, 그들(비판하는 사람들)은 국가에 기생하며 살았고, 계속 그렇게 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맞섰다.

아르헨티나 인구의 40%가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에서는 스트리밍 채널 진행자이자 비디오 게임 인플루언서인 세르히오 피글리우올로가 후보에 포함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주는 후보를 두고 논란이 많았던 곳인데, 첫번째 후보로 나섰던 의원 호세 루이스 에스페르트는 사업가로부터 20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 후 사퇴했다. 이어 명단 2순위였던 카렌 라이카르트는 전 모델 겸 배우로, 현재 TV쇼 진행자로 유명하다. 그러나 LLA는 내부 갈등 끝에 라이카르트를 후보에서 강등시키겠다고 밝혔다. 그 자리는 전통 보수 정당인 공화주의제안당 소속 정치인인 디에고 산티이에 돌아갔다.

LLA는 이전에도 기존 정치권과 거리가 먼 인물들로 선거에 도전해왔다. 전직 족부 전문의였던 로시오 보나치나 소프트웨어 기업가였던 마리아 셀레스테 폰세 등이 LLA를 통해 정치를 시작했다.

이 같은 전략은 밀레이 대통령의 여동생인 카리나 밀레이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도한 것이라 알려져있다. 카리나는 기존 연합세력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후보를 찾는 전략으로 LLA의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을 고집해왔다.

이에 대한 전체적인 평은 긍정적이지 않다.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컨설턴트인 이그나시오 라바키는 “그들(LLA)은 각자의 주와 정치계에서 무명인 많은 사람들을 영입했다”며 “이는 유권자들이 LLA에 투표해야 할 유일한 이유가 밀레이의 개인 브랜드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의 정치 컨설턴트인 세르히오 베렌스스테인은 “후보 선발은 좋게 말해도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며 “일부는 강력하지만 대부분은 이상하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밀레이가 2023년 대선 승리를 총괄했던 정치 컨설턴트 산티아고 카푸토의 전략을 따르지 않고, 여전히 여동생 카리나에게 전략을 맡긴 것이 문제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카푸토는 몇몇 경쟁력 있는 주에 자원을 집중하고 다른 곳에서는 다른 정당과 협력해 의회 내 연대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밀레이 대통령이 ‘보스’라고 부를 정도로 의지하는 카리나가 이를 묵살했다고 전해진다.

카리나는 밀레이의 정치적 위기를 부추긴 장본인이기도 하다. 밀레이는 물가상승은 잡았지만 경기침체를 막지 못했다는 경제 실책으로 위기를 맞은데다, 카리나가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LLA가 참패했다.

이번 총선은 밀레이에 대한 중간선거 성격의 행사다. 이번에도 참패하면 밀레이는 향후 국정 운영 동력을 잃게 된다.

여기에 아르헨티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도 달려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밀레이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선거에 패배하면 아르헨티나를 돕기 어렵다”는 발언을 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아르헨티나가 맺은 2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2027년 대선을 두고 한 얘기”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이견이 분분하다.

한편, LLA는 하원 257석 중 37석, 상원 72석 중 6석을 차지하고 있다. 밀레이는 LLA의 전국 의회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연일 여러 주를 순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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