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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커피가 당뇨를 비롯한 각종 질환 예방에 도움 된다는 연구는 여러 차례 보도됐다. 하지만 최근 발암물질 논란이 다시 주목받으며 일부 소비자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건강하게 커피를 즐기려면 안전한 추출과 섭취법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지난 8월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온더블럭’에는 이계호 충남대 화학과 명예 교수가 커피 속 발암물질을 설명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식품 속 유해 물질을 25년간 조사해 온 식품분석화학자다.
이계호 교수는 “모든 커피 상품이 안 좋다는 건 아니지만, 일부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됐다”라며 “커피에 아크릴아마이드와 벤조피렌이라는 발암물질이 들어 있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이 물질들은 커피 원두를 강하게 볶는 로스팅 과정에서 생긴다. 우선 벤조피렌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RAC)가 확실한 발암물질인 ‘1군’으로 지정한 성분이다. 아크릴아마이드는 발암 추정 물질인 ‘2A군’에 속한다. 전분을 160℃ 이상의 고온에서 튀기거나 구울 때 나온다.
다만 커피에 든 함량은 ‘미량’이다. 아크릴아마이드는 커피 한 잔보다 감자튀김이나 구운 토스트에 훨씬 많이 들어 있다. 벤조피렌 함량도 숯불고기, 훈제 생선, 담배 연기에 더 많다.
커피 발암물질의 ‘복잡한’ 논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장 변화에서도 나타난다. 1991년 국제암연구소는 커피를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으나, 25년 후(2016년)에는 다시 커피를 목록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많은 양’의 섭취는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앞서 이계호 교수는 “하루에 커피 한두 잔은 괜찮지만, 그 이상은 너무 많다”라며 “커피를 건강하게 마시려면 평소보다 10~20배 희석해 아주 연하게 먹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최근엔 검은색 플라스틱 커피머신이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와 소비자를 놀라게 했다. 지난 7월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커피머신의 검은색 플라스틱에 암 유발 물질과 난연제가 다량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플라스틱에는 국제암연구소가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 ‘카본 블랙’ 염료가 들어간다. 암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난연제 성분도 커피머신이 파손되거나 끓는 물에 오래 노출되면, 성분이 녹아서 커피로 스며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스테인리스 또는 유리 재질로 만들어져 비스페놀 A(BPA)가 없는 커피머신을 사용하고, 기계를 정기적으로 씻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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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논란은 디카페인까지 이어진다. 디카페인을 추출하는 3가지 방법 중 ‘화학 용매 추출법’이 논란의 대상이다. 이는 화학 물질을 이용해 카페인을 뽑아내는 방식이다. 공정 비용이 가장 저렴해 주로 저가 커피에 이용된다. 하지만 일부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에선 카페인 제거에 사용되는 메틸렌클로라이드가 ‘발암 가능 물질(IRAC 지정)’인 점을 들어 사용 금지를 요구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잔류 허용 기준(0.001% 미만)을 통해 함량을 제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예 유통조차 할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화학 용매를 사용한 디카페인 커피의 수입과 유통을 금지한다. 국내서 이용하는 디카페인 추출법은 ‘스위스 워터 공정’과 ‘이산화탄소 추출법’이다. 둘 다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안전하게 추출된 커피를 마시더라도 암 유발 가능성이 높은 커피가 있다. 바로 ‘뜨거운 커피’다. 국제암연구소는 ‘65도 이상’ 뜨거운 음료를 ‘발암 추정 물질’로 분류했다. 적색육 과다 섭취와 동일한 수준의 위험성이다. WHO는 “뜨거운 열기로 식도의 손상이 반복될 경우, 상처가 회복되지 않아 암이 유발될 수 있다”라고 분석한다.
실제 지난 2월 국제학술지 영국암학회지가 다룬 호주 웨스턴시드니대 논문에서는 하루 8잔 이상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그룹의 식도암 위험이 대조군보다 6배 높았다.
그렇다면 따뜻한 커피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온도는 어느 정도일까. 이 연구팀은 “미국의 한 연구에서 식도 손상 위험을 피하면서 맛을 유지하는 이상적 온도를 계산한 결과, 57.8도였다”라고 전했다.
일반 커피전문점의 ‘핫 아메리카노’는 보통 80~85도 정도다. 주문 후 8분 정도 기다렸다 마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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