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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남을 조율중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 대통령이 블랙록-오픈AI-엔비디아에 이어 최근 미국 인공지능(AI) 인프라 시장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손 회장을 만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대통령실과 재계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최근 소프트뱅크 관계자와 연락을 취하고 대통령 접견을 추진 중이다. 이 대통령과 손 회장의 접견은 연내 성사될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이 대통령은 손 회장을 만나면 대한민국의 ‘AI 3대 강국’을 추진 방향을 설명하고 국내 AI 산업에 대한 투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손 회장은 최근 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확보한 자금을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225억 달러(약 33조원)를 추가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가 내달 투자를 완료하면 오픈AI에 대한 투자 총액은 347억달러(약 50조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미국에서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대규모 AI 기반 시설 구축을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AI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구축 외에도 반도체 관련 기업 인수, 자체 전력 공급 체제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추가 투자와 관계 없이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부터 만남을 조율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과의 만남은 투자유치 뿐만 아니라 AI생태계 전반의 혁신방안에 대해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해석이 그 바탕에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과거에도 대한민국 대통령들을 만나 미래 성장산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공유하고 많은 조언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1998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손 회장을 만나 한국 경제를 살릴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첫째 브로드밴드, 둘째 브로드밴드, 셋째도 브로드밴드다. 인터넷 속도를 1000배 높이는 것”이라며 초고속 통신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03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온라인게임 육성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 5조원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사물인터넷(IoT), AI, 스마트로봇, 전력 분야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같은 손 회장의 높은 통찰력과 한국에 대한 애정을 현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정우 대통령실 AI수석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김대중 대통령 시절) 손정의 회장이 와가지고 브로드밴드 3번을 외쳤다고 알려져 있지 않았나? 그리고 그때부터 전국의 통신망 인터넷망을 쫙 깔았고, 그렇게 우리나라는 IT 강국이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손 회장의 접견에 우리나가 재계 총수들이 동행할지 여부도 관심이 높다. 손 회장은 지난달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후원 행사를 주최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울 초대해 골프를 치면서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을 발표하면서 “미래산업 전장의 핵심인 인공지능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엔비디아와 같은 세계 최고 기업들과의 협력을 보다 강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글로벌 기업과 접점을 늘려갈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이 대통령과 지난달 31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투입을 포함한 AI 산업 협력 방안을 약속한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손 회장은 최근 미국과의 관세·안보협상을 마친 우리에게 AI 산업 뿐만 아니라 여러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이 자리에서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손 회장을 만나 국내 기업들의 동참 여부도 더욱 심도있게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