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선박 5000척 인도…“한국 조선 자부심”

68개국 700여개 선주사에 인도
선박 길이 에베레스트 1400배
마스가 대응 현지 조선소와 협력


울산 HD현대중공업 열린 ‘선박 5000척 인도 기념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반세기만에 이룬 세계 최초 업적을 축하했다. [HD현대 제공]


HD현대가 1974년 첫 선박을 인도한 지 반세기만에 세계 최초로 5000척의 선박을 건조·인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훨씬 오래된 조선 역사를 가진 유럽과 일본조차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을 HD현대가 이룬 것이다.

전날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진행된 선박 5000척 인도 기념 행사에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을 비롯해

김태선 의원(울산 동구),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 박동일 산업통상부 실장, 안병길 해양진흥공사 사장, 박정석 고려해운 회장(한국해운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HD현대가 5000번째로 인도한 선박은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인 디에고 실랑함이다. 디에고 실랑함은 길이 118.4m, 폭 14.9m, 순항속도 15노트(28㎞/h), 항속거리가 4500해리(8330㎞)에 이르는 최신예 함정이다.

HD현대는 1974년 1호선인 26만톤급 초대형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호를 시작으로 디에고 실랑함까지 총 68개국 700여개 선주사에 선박을 인도했다. 세부적으로는 HD현대중공업에서 2631척, HD현대미포에서 1570척, HD현대삼호에서 799척 등이다. 선박 길이를 250m로 가정할 경우 선박 5000척의 총길이는 1250㎞에 달한다. 서울에서 도쿄까지의 직선거리(약 1150㎞)보다 긴 거리이며, 에베레스트산(약 8800m) 높이의 140배가 넘는다.

HD현대의 선박 5000척 인도는 한국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시장에서 비교적 부가가치가 낮은 유조선, 벌크선 등을 건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적 난도가 높은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암모니아 운반선 등 친환경 기술이 집약된 선박도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물량 공세는 한국 조선에 위협이 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은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점하고 있는 LNG선 시장에서도 바짝 추격하고 있다.

HD현대는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확실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선제적인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단행했다.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적 역량을 결합해 최첨단 기술을 개발, 중국과의 격차의 확실히 벌리기 위함이다. 다음 달 출범 예정인 통합 HD현대중공업은 2035년까지 연 매출 37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사업 강화에도 나선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과 다음 달 싱가포르에 투자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새 투자법인은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중공업필리핀, HD현대비나 등 해외 생산거점을 관리하면서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HD현대는 수주한 선박을 동남아 등 해외에서 건조,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조선업 부활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도 적극 대응한다. HD현대는 미국 조선·군함 시장 진출에 대비해 현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는 함정 분야에서,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와는 상선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서울대, 미국 미시간대 및 MIT 등 주요 대학들과는 조선 인재 양상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정기선 회장은 “5000척은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자부심이자 세계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도전의 역사”라며 “함께 만든 도전의 역사를 바탕으로 다음 5000척, 또 다른 반세기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한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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