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2천만불 쏟았는데 ‘흥행 참패’…코폴라 감독,결국 파산에 ‘시계’까지 내놨다

텅 빈 ‘메갈로폴리스’ 상영관 [엑스 갈무리]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영화사의 걸작으로 꼽히는 ‘대부’를 연출한 감독이 신작 흥행 실패로 재정적 파탄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등 외신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자금난으로 재정적 부담이 커지자, 샌프란시스코 노스 비치의 랜드마크인 센티넬 빌딩을 담보로 새로운 개인 대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대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빌딩은 코폴라 감독이 영화 ‘대부’(1972) 흥행 직후인 1973년 50만달러(약 7억3400만원)에 매입한 유서 깊은 건물이다. 콜럼버스 애비뉴의 키어니와 잭슨 거리에 있으며 7층으로 이뤄져 있다.

영화 ‘메갈로폴리스’ 공식 예고편

코폴라 감독이 역사적인 건물을 담보로 내놓을 정도로 재정적 위기에 놓인 건 지난해 개봉한 영화 ‘메갈로폴리스’가 흥행에 실패하면서다. 그는 13년 만의 신작인 이 영화를 위해 2억달러(약 3000억원) 대출을 받아 1억2000만달러(약 1762억원)의 사비를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대중성과 거리가 먼, 본인이 하고 싶은 걸 가감 없이 넣은 영화”, “낡은 주제의식과 요소들이 난잡하게 뒤섞여 있는 올해 최악의 영화”, “과감한 실험과 미술적 성취를 이룬 기념비적인 영화” 등 평론가와 관객들의 평이 엇갈리면서 흥행 수익은 1440만달러(약 211억원)에 그쳤다.

코폴라 감독은 2024년 칸 영화제에서 “돈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친구다. 친구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지만 돈은 증발할 수 있다”고 말하며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3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메갈로폴리스 제작에 빌린 돈을 다 투자해서 돈이 없다”고 파산 상태임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사실상 돈이 다 없어진 셈이다. 15년이나 20년 후에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돈이 없다”고 덧붙였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 [인스타그램 갈무리]

흥행 참패의 여파로 코폴라 감독은 지난달 자신이 종종 휴가를 즐기던 벨리즈의 개인 섬을 180만달러(약 26억5000만원)에 매각했다. 또 이번 달 열리는 경매에서 여러 개의 고급 시계를 판매하기로 했다. 예상 낙찰가는 300만달러(한화 약 44억원)로 세계적 거장의 애장품이라는 프리미엄이 붙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될 예정이다.

한편 코폴라 감독은 할리우드의 뉴 할리우드 시대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그는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한 걸작이라고 평가받는 영화 ‘대부’ 시리즈와 ‘지옥의 묵시록’, ‘컨버세이션’ 등을 탄생시켰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아카데미상 5회, 황금종려상 2회를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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