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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PG를 운송하는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운항 중이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란이 미국과의 2주간의 휴전 기간 동안 핵심 해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암호화폐로 통행료를 부과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란 석유·가스·석유화학 제품 수출업자연합 대변인 하미드 호세이니는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유조선으로부터 통행료를 징수하고, 각 선박을 개별적으로 검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란 국영 체제와 긴밀한 관계인 그는 “이란은 이 2주 동안 무기 운송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협을 드나드는 물자를 감시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선박이 통과할 수는 있지만, 절차에 시간이 걸릴 것이며 이란은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협 통과 조건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결정한다. 호세이니는 유조선이 통과하려면 먼저 화물 정보를 당국에 이메일로 제출해야 하며, 이후 이란이 디지털 통화로 지불할 통행료를 통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행료가 배럴당 1달러이며, 빈 유조선은 무료로 통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메일 접수 후 이란의 평가가 완료되면 선박은 몇 초 안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해야 하며, 이는 제재로 인해 추적되거나 압류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늦게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휴전 위반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통과를 중단한다고 밝혀 다시 긴장 수위를 높였다.
서방 해운업계는 해협 재개 여부와 조건이 명확해질 때까지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이란과 연계된 2척을 제외하고는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이 없는 상황이다.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Maersk)는 “조건을 명확히 하기 위해 긴급히 협의 중”이라며 “휴전이 통항 기회를 만들 수는 있지만 아직 해상 안전에 대한 확실성을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화물 운송에 있어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미국과의 협상 기반으로 10개 항목을 제시했으며, 여기에는 이란 군과 협력해 해협의 ‘안전 통과 프로토콜’을 마련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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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해협 지도 [로이터] |
이란이 핵심 수로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으로 평가된다. 이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통제권을 확보할 경우 경쟁국 수출에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조직 내 권력 균형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해운 데이터 기업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현재 걸프 해역에는 약 1억75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및 정제품이 187척의 유조선에 적재돼 있으며, 해협 상황에 따라 이동이 시작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약 300~400척의 선박이 안전한 통과가 가능해지기를 기다리며 걸프 해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한 관계자는 이를 “주차장과 같은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분쟁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주로 이란과 거래 관계가 있고, 미국·이스라엘 및 걸프 국가와 연관되지 않은 선박들에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해양 리스크 분석업체 EOS 리스크의 마틴 켈리 자문 책임자는 “현재 대기 중인 선박을 2주 안에 모두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절차가 매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하루 약 10~15척 정도만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전쟁 이전 하루 약 135척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공동 징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ABC와의 통화에서 “이를 합작사업(joint venture) 형태로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해협을 보호하면서 외부 세력으로부터 이를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