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의 경기침체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전업주부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18세 미만의 자녀를 양육하는 전업 주부의 비율은 29%로 나타나 지난 2008년의 26%에 비해 더욱 증가했다.
전업주부 비율은 지난 1967년 50%로 가장 높았지만 이후 여성 고용이 매년 증가하며 계속 감소해 왔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2008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퓨리서치 센터는 지난 1월과 2월, 미국인 3,341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전업주부의 증가가 인구통계학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하면서도 경기침체에 더 무게를 뒀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는 약 6%의 여성들이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서 전업주부가 됐다고 답했는데 이는 2000년 조사 당시 1%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또 전업주부의 비율도 상대적으로 구직이 더 어려운 이민자 가족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여성은 남자들보다 자녀 혹은 가족 구성원을 돌보기 위해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휴직을 신청하거나 일을 그만두는 비율이 많았고 심지어 가족을 위해 승진을 거절할 확률도 높았다.
여성 중 42%가 자녀 혹은 가족 구성원을 돌보기 위해 근무시간을 줄인 적이 있다고 답한데 반해 같은 답을 한 남성의 비율이 28%에 그친 것도 이를 반영하는 결과다.
전업주부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미국인들의 의식구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조사에 응한 사람 중 60%는 “아이들은 부모 중 한 명이 집에 있을 때 더 잘 자란다”고 답해 35%에 그친 “부모가 일을 해도 아이들이 잘 자란다”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이민자, 저학력 및 저소득층 그리고 보수 기독교인일수록 부모 중 한 명(여성을 의미)이 집에 있는 것을 선호했다.
학력과 경기침체 사이의 연관성도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교육 수준이 높을 수록 가족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대학 교육을 받은 전업주부의 비율(20%)이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약 1/3 수준이었는데 이는 대학 교육을 받은 노동자들이 경기 침체를 잘 버텨내고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전업주부와 워킹맘은 시간 활용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전업주부들은 일주일 중 집안일에 23시간, 양육에 18시간, 레저에 31시간, 수면에 63시간을 사용했다. 반면 일하는 엄마들은 집안일에 14시간, 양육에 11시간, 레저에 22시간, 수면에 58시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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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