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연, 알고 보면 미니시리즈 극강자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이대연(49)은 미니시리즈 극강자다. 올해 출연한 미니시리즈만 해도 KBS 월화극 ‘태양은 가득히’와 SBS 수목극 ‘쓰리데이즈’, KBS 수목극 ‘골든 크로스’이다. 그리고 KBS 월화극 ‘빅맨‘에도 나온다.

‘골든크로스’에서 한민은행 윗선의 지시를 거부하다 해고된 데 이어 권력과 자본의 무자비한 힘에 의해 딸을 죽인 아버지라는 누명을 쓴 인물로 나온다. 심지어 그는 은행장측과 거래하는 노조위원장에게도 속았다.

‘빅맨‘에서 이대연은 강지환이 사장으로 부임한 현성유통의 노조위원장 김한두로 나온다. 죽은 비정규직 직원을 비롯해 동료와 회사를 모두 생각하는 사려 깊은 인물이다.

이대연은 드라마에 좀 자주 나와도 괜찮다. 스타로 소비되는 것도 아니고 딱 필요한 배역으로 소비되는 배우다. 이대연은 늘 조연 같은 느낌이다. 드라마에 자주 출연해도 잘 안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연기를 잘 하기 때문이다. 캐릭터에 확실하게 녹여들어갔기 때문이다. 조연은 너무 튀면 안된다. 이대연은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적절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이고 있다.

이 점에서 이대연의 연기는 ‘밀회’의 불쌍한 남자 박혁권(강준형 역)과 통하는 면이 있다. 극중 김희애의 남편인 박혁권도 이전에 많은 드라마에서 출연했지만 ‘나온듯, 나오지 않은 듯‘하다. 확실하게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것은 튀는 연기가 아니라, 딱 필요한 만큼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작품속에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2년전쯤 이대연을 이촌동 한강 고수부지에서 조깅하다가 만난 적이 있다. 인사를 했더니 마음 편안한 아저씨처럼 웃었다. 당시 그는 기러기족이라고 했다. 약간의 우수와 애환을 지닌 우리 주위의 평범한 아저씨처럼 보이는 그를 드라마에서 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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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선임기자@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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