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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간 홀로 ‘흑인에게 한국 알리기’의 노력을 기울여 온 노인국 한미친선선교교류협의회 회장.(사진 위) ▲ ’4.29′ 15주년을 맞아 ’15인의 한국 방문’으로 인종화합의 기회를 만들어 보자며 자리를 함께한, 마이클 엘리슨-루이스씨(왼쪽부터)·노인국 회장·에디 존슨 LA흑인인권운동연합회 회장. (사진 아래) ⓒ2006 Koreaheraldbiz.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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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내밀었던 손, 이젠 맞잡아요!” 고국 땅을 뒤로 하고 머나먼 태평양을 건너와 LA에서 옹기종기 생활터전을 마련해 살아오던 한인들에게 1992년 ’4·29′의 상처는 너무 깊고 아프다. 사실 일생의 공든 탑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는 절망감보다 더한 충격으로 한인들의 가슴에 남는 것은 흑인들에 대한 불편한 마음과 다인종 국가에서 소수인종이 맞닥뜨린 벽이었다.
한미친선 선교교류협의회 노인국 회장(73)은 “문제의 발단은 흑인들이 우리 한인과 한국에 대해 너무 몰랐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언제부터인가 미국 땅에서 자신들이 누리던 것들을 타인종들이 가로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터이고, 더구나 한인들에 대해서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갖지 못하면서 쌓여온 갈등이 표면화되었던 것”으로 선행의 배경을 설명했다.
LA에서 ’4·29 폭동’이 발생했던 당시 남가주교회협회 부회장이었던 노 회장은 주변 사람에게 먼저 한국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우선 흑인 커뮤니티의 지도자라 할 수 있는 목사 8명을 한국으로 초대해 열흘 가량 청와대·국회의사당·한강·비무장지대·교회 등 한국 곳곳을 돌아보게 했다.
그후 매년 4명의 흑인 목사에게 한국방문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한국 알리기를 해온 게 올해로 16년째이다.
에디 존슨 LA흑인인권운동연합(LACRA) 회장은 “이제는 개인의 노력에 이어 한인과 흑인 커뮤니티가 함께 이 소박한 한국행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에디 존슨 회장은 지난 주 버지니아텍 총격의 조승희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인 한인 커뮤니티에 “개인의 문제를 인종의 갈등으로 몰아가선 안된다”며 LA 총영사관 앞에서 위로와 우려의 메시지를 띄웠던 주인공이다.
노 회장은 “나 개인의 부담으로 4명의 한국 방문을 지속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한국 방문을 경험했던 흑인지도자들이 오히려 이번에는 15인 방문으로 추진하자고 나서고 있다”라며 “이 일이 이제 개인의 선행 차원에서 벗어나 한인과 흑인 커뮤니티의 사업으로 발전시켜야 할 때가 아닌가 싶어 한미친선 선교교류협의회를 사단법인으로 발족시켰다”라고 말했다.
존슨 회장은 “타인종들이 함께 만나는 자리를 만들려고 애쓰는 노인국 회장은 ‘살아있는 종교(Living Religion)’”라며 “그의 숨은 선행을 한인과 흑인 또 미국 전역에 알리는데 전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가 ’4·29′ 15주년이라는 의미를 담아 흑인 지도자들의 한국 방문에 여러 커뮤니티 지도자들이 동행해 인종화합을 위한 ’15인의 방문’을 꼭 성사시키고 싶다”라고 소망을 강조했다.
많은 한인들이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미국 방문을 원하면서도, 정작 어떻게 아이들을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교육시키는지는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존슨 회장은 “한편으론 그런 문제들이 인종간의 문제로 발전될 수도 있어 이번 한국 방문에서는 대학에서 이에 대한 강의도 진행할 생각”이라며 단지 방문 차원을 넘어서는 활동이 있음을 부각했다.
지난 해 한국 방문단에 함께 했던 마이클 엘리슨-루이스씨는 “노인국 회장의 마음처럼 아름다운 한국에 놀라고 감동받았다”며 “나처럼 한 사람이라도 더 한국을 방문해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인과 흑인은 다 같은 미국인”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들에게는 ’4·29′가 아픔과 상처의 날에서 화합의 시발점이 된 날로 승화되고 있다.
나영순 기자 / 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