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은행 인수전에서 여러차례 고배를 마시던 하나금융그룹이 마침내 일을 내고 있다. LA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커먼웰스비즈니스은행 지분 인수를 통한 미국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한인 금융계는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경영 정상화의 대안으로 인수합병을 적극 고려해 왔으며 이번 하나-커먼웰스의 결합이 금융가의 짝짓기를 연쇄 촉발하는 하나의 신호탄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003년 퍼시픽유니온뱅크(PUB) 인수전에서 실패했으며, 지난해 연말의 아이비은행 지분인수 시도도 무산되는 등 여러차례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이번 계약으로 감독국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커먼웰스 지분의 37.5%를 가지며 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는 하나금융은 그간 한국에서 경쟁 은행들에 뒤쳐졌던 해외 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그간 한국에서의 인수합병(M&A) 경쟁에서 뒤쳐지며 해외에서의 성과가 절실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한국 은행들에서 프라이빗뱅킹(PB) 시장이 크게 발전하며 미국 시장과의 연계는 어찌보면 당연한 서비스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하나는 경쟁은행인 우리나 신한에 비교했을때 현지 영업 기반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 입장에서 본다면 아이비은행에서 실패했으니, 현지 은행 인수 재추진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커먼웰스의 영업력이 남가주에 치우쳐 있어 우선 커먼웰스를 통해 기반을 다지고 향후 추가적인 자본 투입으로 2~3개 중소형 은행을 더 인수해 영업망을 넓힐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렇기에 은행 이사회에 하나금융측 인사들이 추가되고 경영진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신한뱅크아메리카 등에서와 마찬가지로 행장은 현지 경영인을 두되 일부 핵심 경영진에서는 한국에서 간부급 행원이 파견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 입장에서 자신들의 의사를 경영에 반영하고 행장에 대한 ‘체크 & 밸런스’(Check & Balance)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새롭게 바뀔 이사회와 경영진의 팀워크를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어내 시너지를 극대화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하나은행의 지분인수 소식은 다른 한국 은행들의 미국 진출 및 한인은행들간의 합종연횡식 인수합병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 L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