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인은행 4대문제점 – 2. 인력부족

지난 수년간 은행들의 수가 크게 늘며 직원들은 몸값이 크게 오르는 재미를 만끽했지만 경기가 예전만 못한 최근에는 이들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감이 일고 있다.

한창 계속되던 한인 은행들간의 인사 이동은 최근 시장 상황이 안좋아지며 다소 수그러들고 있지만 여전히 다수의 은행들이 지점 오픈을 예정하고 있어 인력 부족 문제가 아예 해결된 상황은 아니다.
은행수가 크게 늘며 타 은행으로부터의 인력을 빼오는 방식에 한계를 느낀 몇몇 은행들이 지난 1~2년 전부터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어 상황은 차츰 나아질 전망이다.

이제 촛점은 호황기에 은행에 발을 디딘 행원들이 불경기에 맞춘 위기관리 능력을 펼칠 수 있는가에 맞춰진다.

지난 1980년대에 행원 생활을 시작했다는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경험 부족이 더 문제라고 봐야 할 것”이라며 “불경기를 겪어보지 못한 일부 직원들이 우왕좌왕하며 상사에게 조언 또는 꾸지람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인력 부족으로 서로 직원을 빼가는 일이 일반화 되면서 이전보다 적은 경력으로 더 높은 포지션을 차지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한 론오피서는 “얼마전 한 오피서가 5년차에 VP가 됐다는 것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며 “능력이 있어 그랬겠지만, 너무 빠른건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적은 경험에 호황기만을 겪어봤기에 대출 부문에서는 문제가 심각하다.
대출에 이상이 생겼다고 판단됐을 경우 상사나 고객과 논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지만 적절한 대처를 하지 않는채 기다리기만 하는 론오피서들이 적지 않다.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 행원들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은데다 각자의 업무량이 너무 많아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줄만한 여유가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모 은행의 고위급 관계자는 “시간을 끈다고 해결되는게 아닌 것을 알면서도 지금과 같은 상황을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회사에 대한 소속감도 적어 조금만 야단을 치거나 화를 내면 사표내고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고 하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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