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인은행 4대문제 4. 내실없는 외형 위주 성장

한인 은행들이 단기적인 실적만을 목표로 한 외형 위주의 성장 전략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의 경영난은 겉으로 부실대출 문제로 인한 것이지만, 내면에는 ▲극심한 경쟁 ▲전문인력 부족  ▲외형 부풀리기등 3대 경영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수적인 경영이 덕목인 금융업계에서 성장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자리잡으며 무리한 예대출 경쟁이 이뤄졌고,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이제는 눈앞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성장 전략을 짜는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한인 금융권의 백년대계가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모 은행 고위급 인사는 “얼마나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략을 짜느냐가 관건”이라며 “시장 논리로 볼때 조직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추진해 경쟁력을 확보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 구조 다변화,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내실을 다져 몇몇 업계가 휘청하는 움직임에 지금처럼 좌우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외형 성장을 노릴 때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가 큰 방법 가운데 하나가 지점 개설이다. 지점을 통한 영업망 강화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새 시장을 개척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한인 커뮤니티의 인력 풀에 한계가 있는 상황은 조직관리 및 효율성 문제에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착실한 준비없이 경쟁 은행이 지점을 열었다는 이유로 지점을 오픈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모 은행의 경우 지점을 열기 위해 리스 계약까지 끝냈다가 문제가 생겨 이를 다른 은행에 넘기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지 못해 문제가 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한인 인구 집중 지역의 지점 개설 전략은 이제 한계가 왔다고 본다”며 “몇몇 주류 은행들의 경우 지점별 손익계산 보다는 각 지점의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평가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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