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객잡기’ 지점 개설 경쟁


▲ 은행들의 지점의 모습이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지난 5년새 6개의 지점을 연 태평양
은행의 경우 지점 내부에 실내 장식용 폭포(사진 왼쪽)와 고객용 화장실을 갖추는 등
쾌적한 분위기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2007 Koreaheraldbiz.com

2000년초를 고비로 은행들의 고객 마케팅이 급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 뱅킹의 발전과 은행들간의 인수합병으로 지난 1990년대 말만해도 내림세가 점쳐졌던 은행들의 지점수가 되려 큰 폭으로 늘며, 고객들을 잡기 위해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동시에 지점 인테리어마저 고품격으로 변신하고 있다.

LA비즈니스저널은 최신호에서 은행들이 영업망 강화를 위해 앞다퉈 지점 개설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규 지점 개설 경쟁은 15개 은행들이 각축을 벌이는 한인 커뮤니티만의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1548곳이었던 LA카운티내 은행 지점수는 올해 1717개로 169곳(9.6%)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동기간 지점수는 9.7% 증가했다.

온라인 뱅킹, 폰뱅킹 등으로 지점의 필요성이 예전만 못하게 될 것이라는 은행업계 내부의 예측과는 달리 고객들이 생각하는 지점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중요해졌다.

로욜라마운틴대학의 데이빗 최 경영학 부교수는 “닷컴 버블이 붕괴되던때 쯤 은행들은 전통적인 지점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각종 요금을 내거나 구좌내역을 살피는 등의 간단한 서비스는 온라인을 이용하지만, 민감하고 중요한 일을 처리할때는 세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점을 찾았던 것이다.

이같은 인식이 퍼지며 은행들의 지점 개설이 늘었다. 2002년 7월부터 지난 6월30일까지의 5년동안 웰스파고가 LA카운티 내에 오픈한 지점만 37개다. US뱅크가 19개로 그 뒤를 잇고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와 HSBC가 각각 10개씩이다.

한인은행 가운데는 태평양은행이 6개로 가장 많으며, 나라가 4개, 윌셔가 3개를 오픈했다.

지역별로는 롤랜하이츠(집코드 91748)가 12개 신규지점으로 가장 많았으며, 발렌시아(91355) 11개, 다운타운LA(90017) 10개 등을 기록했다. 한인 밀집지역으로는 윌셔센터(90010)가 5개, 코리아타운(90006)이 4개 등이다.

최근들어 나타나는 경향은 수요가 있는 곳에 지점을 오픈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토요일 오픈시간을 연장하고, 일요일에 문을 여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몇몇 은행은 들어온 고객을 알맞은 섹션으로 안내하는 직원과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배치하고 있다. 지점이 위치한 지역 출신의 오피서를 채용하는 것도 일반화되고 있다.

지점 인테리어에도 새로운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지점 개설을 담당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업체들이 호황을 맞을 정도다.

나라은행의 폴 최 플래닝오피서는 “이제 더이상 (지점 인테리어에) 일정 공식이 있는게 아니다. 지점들에 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은행이 새롭고 혁신적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승은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