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예대비율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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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예대비율(Loan to Deposit Ratio)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말 기준 한인은행들의 예대비율을 살펴보면 전체 14개 은행 가운데 절반인 7개 은행의 예대비율이 10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총예금 규모가 총대출에 비해 10~15% 많은 게 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1년전인 2006년말에 비해 모든 은행들의 예대비율이 상승했으며, 우리아메리카은행과 신한뱅크아메리카의 예대비율이 가장 낮은 점도 눈에 띤다. <표 참조>

예대비율은 은행의 유동성과 직결돼 은행 감독국에서도 굉장히 중요시하는 부분이다. 한인은행들 간에 외형경쟁이 장기화되면서 대출을 늘리기 위한 은행들의 영업이 꾸준히 강화된 반면 예금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말이 나온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경기가 좋았을 때는 필요하면 고금리 예금상품을 출시해 비율을 맞춰 문제가 없었지만 불경기로 돈이 마르고 금리하락으로 순이자마진에서 압박이 오는 요즘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인은행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한미의 지난해 4분기말 총예금이 전분기 대비 1.5% 줄어들 정도로 요즘 한인은행들간의 예금 경쟁은 심각하다. 얼마전에는 퍼스트스탠다드은행이 이자율이 4.6%에 달하는 CD를 출시하는 등 고금리 예금상품 출시도 그치치 않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는만큼 예금이자를 내리는 것이 교과서적인 방법이지만 그런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편에서는 고금리 예금상품을 내놓을 여건이 안돼 대출자산을 팔아 비율을 낮추려는 은행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윌셔는 아예 지난달 31일 투자자 컨퍼런스콜에서 “CD보다는 핵심예금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예금금리 경쟁에 뛰어들 뜻이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예금상품으로 비율을 맞춘다 해도 결국 나중에는 이자로 돈이 나가야 하지만 예금 확보를 위해선 달리 뾰족한 수도 없다”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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