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한은행이 미주 한인은행 가운데 규모 1,2위인 한미은행과 나라은행을 한꺼번에 매입하려고 한다…” 눈이 확 떠지는 헤드라인이다. 그러나 실제상황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근 LA지역 주요 한인언론사에 출처가 분명치 않은 이상한 이메일 제보가 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이메일은 바이러스가 숨겨진 스팸메일일지 모른다는 의심보다 무조건 오픈해보고 싶게 만드는 제목이 달려 있다. ‘Buying NARA Bank and Hanmi Bank(나라은행과 한미은행 매입)’이 그것이다.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다. “…한국의 신한은행이 한미은행과 나라은행을 한꺼번에 매입하려고 하는데 나라은행과 상당히 깊숙한 협상단계에 와있다.
신한측은 지난 6일 장마감 당시의 나라은행 주가에 50% 를 프리미엄으로 얹은 주당 18달러에 매입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나라은행 이사들이 12일 신한측의 이같은 제안을 논의한다. 나라은행과 딜이 마무리되면 즉각 신한측은 한미은행으로 초점을 맞출 것이다…”라는 게 골자다. 아울러 이 제보 메일에는 “만일 신한과 한미 나라간의 협상이 깨지면 중앙은행이 차선 매입대상이 될 것”이라고 돼있다.
이메일 발신인 이름은 ‘James Kim’으로 돼 있지만 각 언론사의 이메일 수신자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인물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익명이나 다름없는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제보자는 이같은 내용을 “한국의 은행권에 있는 친구로부터 전해들었다”라면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므로 검증은 각 언론사들이 알아서 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이고 있다.
관련 은행들은 즉각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나라은행 민 김행장은 “12일에 이사회가 열릴 계획이 없다. 박기서 이사장은 출장 중인데 무슨 이사회가 열리겠느냐”라고 의아해 했다.
한국 신한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 또한 이같은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한인은행들과의 인수합병 문제는 새로운 얘기가 아니잖은가. 하지만 (나라은행에 대해)그처럼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는 따위의 움직임은 내가 아는 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
비상장권 한인은행의 한 행장은 “내용을 보면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들은 아닌 듯하다”라면서도 “한국의 대형금융회사들과 합병하려는 한인은행들의 의지가 강한 데 비해 현실적으로 이사진들의 이해관계 탓에 성사되기 어렵게 되자 누군가가 분위기 조성용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라고 지적했다.
이명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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