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파산 신청 급증

서브프라임 부실여파와 국제유가 상승,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하락 등으로 개인파산 신청이 올해에도 크게 늘고 있고 이 중엔 최근 노다운이나 적은 다운페이먼트로 주택을 구입했던 한인들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초 리버사이드 새 주택단지의 방4개짜리 주택을 전액 융자로 구입했던 컨트랙터 김모씨는 최근 집값이 융자액보다 훨씬 많이 떨어진데다 이자율도 높아졌고 주택경기 침체로 일감마저 없어 파산신청을 고려 중이다. 이미 크레딧카드 빚도 한도액을 초과해 더이상 사용이 불가능하다. 아내와 두 자녀가 마음에 걸리지만 아무래도 파산이란 해결책 이외엔 달리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가계 빚이 늘어나 안타까운 처지에 놓이게 된 사례들이 파산신청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파산연구소(ABI)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의 미국 개인 파산신청은 80만건을 웃돌아 지난 10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던 2006년의 57만3000건보다 40%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올해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2008년 3월말 현재까지의 미 전국 파산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건수 집계를 살펴보면 총23만6982건으로 하루 평균 2633건씩 개인파산 신청을 하고 있는 셈이다. ABI 잭 윌리엄스 연구원은 올해 전국 파산 건수가 최고 14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해 82만6000여건과 비교하면 가파른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의 경제 부담이 전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마크 젠디 수석연구원도 “가계와 관련된 모든 것이 어긋하고 있다”며 “실업, 개인부채, 유가, 증시 등 지표를 볼 때 2010년까지 파산비율의 증가는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2007년 인구1000명당 미국이 5.0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파산신청 시 주의사항에 대해 백선우 변호사는 “우선 신용카드 사용을 정지해야 하고 파산신청일부터 60일 이내 1천달러 초과의 특정 사치품 구매나 총1천달러 이상의 현금서비스는 면책되지 않는다”면서 “사업이나 회계기록 문서 등을 파기하면 권리를 상실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파산 전문가들은 개정 개인파산법이 개인들의 파산신청을 보다 복잡하고 비싼 비용이 들도록 만들었던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개인파산 급증세는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전하고 있다.

제이 양 /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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