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소형화 바람

큰 것을 좋아하던 미국에서 작은 것이 인기를 끄는 시대가 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미국에서 자동차나 집과 마찬가지로 식품점 규모도 작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유가가 오르면서 소형차를 선호하고 집 크기도 줄이는 경향이 나타나는 가운데 슈퍼마켓도 실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그동안 축구장 보다도 넓고 6만여종의 상품을 다룰 정도로 큰 매장을 지어왔던 유통업체들이 크기가 현격히 작은 식품점의 개설에 나서고 있다. 이들 소형 식품점에서는 미리 조리된 식품과 신선식품 등의 판매에 주력하면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소형 식품점은 넓은 매장을 돌아다니며 비싼 값을 치르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몇가지 물품이나 조리 식품을 쉽게 고를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식품점의 소형화는 그동안 소비자들이 무엇보다 상품 종류가 많은 것을 좋아한다는 믿음 속에 매장을 갈수록 크게 지어오던 추세를 뒤집는 것이다. 식품마케팅연구소 통계를 보면 지난해 식품점의 평균 넓이는 4천413㎡로 조금 작아졌다. 

식품점의 소형화는 영국계 업체인 테스코가 주도했다. 테스코는 지난해 가을 미국에 진출하면서 라스베이거스에 929㎡ 크기의 식품점을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네바다와 애리조나, 남부 캘리포니아주에 72개의 매장을 열었다. 미국의 유통업체들도 소형 식품점 개설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세이프웨이는 남부 캘리포니아에 소형의 식품점을 열었고, 자이언트 이글은 보통 매장 면적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자이언트 이글 익스프레스를 지난해 피츠버그 인근에 열었다.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 월마트는 이번 가을에 피닉스 지역에 4곳의 소형 매장을 열 계획이며 홀푸드도 보다 작은 매장을 개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자이언트 이글 익스프레스에서 쇼핑을 한 더스티 맥도널드는 신문에 일을 하러 가던 중에 10분 만에 장을 보는 것을 마쳤다며 “완벽하다”고 말했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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