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수준 시장 마비” VS “증시 연말 바닥치고 반등”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안이 하원에서 부결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신용경색 위기로 요동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이런 소용돌이가 1주일 이상 지속되면 미국과 유럽의 도미노 파산과 실물경제가 급격히 하강할 것이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국제 금융 전문가들도 이번 금융위기의 전망에 대해서 구제금융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제금융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회복과 세계 경제 회복에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년3월엔 약세장 속 랠리”

▶마크 파버(투자전문가)=블랙먼데이와 아시아 외환위기를 예언해 족집게로 유명한 ‘닥터 둠’ 마크 파버는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저금리 유동성 장세 속에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시장과 동조하며 버블의 시기를 지나왔고 이제는 모든 자산이 디플레이션 도미노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금은 금융시장이 지나치게 미 행정부의 구제금융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파생상품과 주식이 지나치게 매도된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증시의 투자심리는 심각하게 비관적이어서 거의 패닉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때문에 증시는 올해 안에 반등기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이어 내년 3월이면 약세장 속에서도 랠리가 펼쳐질 것으로 예측했다.

“증시 20~30% 추가하락”

▶튠 드레이시마(모건스탠리 자산전략가)=튠 드레이시마는 지금은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핵심적인 요소인 시장의 신뢰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적 상황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은 정책이 유지되기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결국 지도자의 결단이나 정치적 결단을 통한 획기적인 정책을 통해 시장이 안정감을 찾기 전에는 현 상황의 금융시장에는 현금 확보가 키워드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증시가 향후 20~30%가량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또 국제 공조를 통한 글로벌 금리인하와 구제금융들이 단행돼도 향후 실물경제의 하강과 기업의 실적 부진은 이어질게 자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정책으로 급속 회복”

▶제임스 폴슨(웰스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수석 투자전략가)=제임스 폴슨은 구제금융이 발효될 때까지 금융시장의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증시가 이미 펀더멘털과 유리돼 감정에 휩쓸리기 시작했으므로 당분간 하락장세는 불가피하면서 향후 실물경제에 이번 금융위기의 파급 효과가 미치기 시작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금 증시는 이미 실물경제가 하강하고 기업 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증시에 반영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꼭 비관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의 GDP 대비 비율이 지난 1995년에 비해 낮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또 금융시장의 바닥시기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시 폭락과 패닉, 여기에 정책 당국자들의 각종 구제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면 앞으로 금융시장은 바닥을 치고 회복할 것으로 낙관했다.

“금융시장 공포감 여전”

▶마틴 울프(FT의 수석 논평위원)=마틴 울프는 1일 “미 의회의 구제금융안 부결은 또 다른 대공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구제만이 이번 금융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 문제는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져 기능이 정지될 상황이라는 점이다.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부실 은행들의 떨이 매각이 일어나고 결국 기업과 개인 가계가 큰 피해를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지금 상황은 대공황처럼 모든 신용과 시장 거래가 파괴되는 현상이 올 수도 있다는 것. 또 이번 금융위기는 주택과 신용의 버블이 터지면서 촉발됐지만 지금은 공포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포감도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미 의회는 구제금융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서 시장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유럽 각국들도 이번 위기에 한 배를 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유럽 중앙은행과 영국의 중앙은행이 이번 금융위기에 충분히 공조 협력을 통해 시장의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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