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IC 은행들 예금보험료 인상

금융위기에 돈줄이 마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일반 은행으로부터 걷어 들이는 예금보험료를 인상한다.

FDIC는 7일 이사회를 통해 미국내 은행들로부터 받는 보험료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FDIC는 새 보험요율을 내년부터 적용하게 되며 이전보다 2배 이상 높은 평균 13.5% 수준의 요율이 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요율 산정에 있어 각 은행이 갖고 있는 자산 및 부채에 대한 위험도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FDIC는 내년 2분기부터 각 은행별 리스크 산정 작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담보가 잡힌 부채(Secured Liability)나 브로커 디파짓의 비중이 높은 은행일수록 리스크가 높은 것으로 간주되며, 부채 구성에서 장기 후순위채권의 비중이 높거나 자본비율이 높은 은행은 요율은 낮아진다.

염승은 기자

<FDIC 보험요율 인상 왜?>

은행 파산 잇따라 보험기금 규모 큰 폭 감소
2013년까지 400억달러 이상 파산은행 정리 소요 전망


FDIC의 이같은 보험요율 인상은 올들어서만 은행 파산이 계속되며  FDIC가 적립하고 있는 보험기금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요율 산정에 있어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부채의 위험도가 차지하는 비중을 높인다는 것으로 위험한 은행일수록 보험료를 더 많이 내게 된다. 재정적으로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는 은행들의 평균 요율은 11.6% 정도로 전체 평균보다는 소폭 낮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13년까지 400억달러 이상의 예금보험 기금이 파산 은행 정리에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FDIC가 보유하고 있는 보험기금은 지난 2003년 이래 최저 수준인 452억달러에 불과하다.

지난해 3개에 이어 올해에만 지난달의 워싱턴뮤추얼을 포함한 13개의 정상 영업이 불가능한 은행이 FDIC에 의해 파산 조치됐다. 워싱턴뮤추얼은 FDIC의 보험기금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지난 7월의 인디맥은행 파산으로 나간 돈만 89억달러에 달했다. 지난 6월말 현재 전국 8500개 은행 가운데 117곳이 FDIC의 위험은행 리스트에 올라있다.

게다가 지난주 통과된 금융구제안을 통해 내년 말까지 예금보험 보장액이 기존 10만달러에 25만달러로 늘어난 것도 있어 FDIC로서는 은행들로부터 받는 보험료를 올리는 방법으로라도 적정수준의 현금을 확보해야만 하는 처지이다. 구제금융안은 이를 위해 FDIC에게 연방 재무부로부터 무제한의 금액을 빌릴 수 있는 한시적인 권한을 부여했다. 하지만 FDIC가 실제로 재무부로부터 돈을 빌린 사례는 지난 1990년대초 저축대부조합 사태 이후 전무했다.

FDIC의 계산에 따르면 이번 요율인상은 미국 은행들의 세전 수입의 5.6%가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쉴라 베어 FDIC 의장은 “미국 은행들은 예금보험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FDIC의 이번 결정에 따를 의지와 능력이 충분하다”라며 “충분한 예금보험기금은 예금주들이 은행에 갖는 우려를 줄이고 보다 탄탄한 금융시스템을 갖추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A지역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FDIC 보험료 인상이 은행 운영에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보험요율에 따라 감독국이 은행의 위험도를 어떻게 보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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