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 ‘작지만 강하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중소형차 대수와 그 비중이 작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내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고 있고 새로 집권할 오바마 정부가 자동차 산업에 대한 보호무역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더라도 국산 중소형차는 경쟁력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해 1∼10월에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35만8천484대로 이 중 중소형차에 해당하는 베르나(수출명 엑센트)와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는 각각 4만6천615대와 8만8천817대씩 팔렸다.두 차종의 판매량이 현대차의 미국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8%로, 작년 같은 기간 두 모델의 판매 비중인 26.1%보다 11.7% 포인트가 상승했다.

기아차도 올들어 중소형차의 미국 판매 비중이 올라갔다.올들어 10월까지 프라이드(수출명 리오)와 쎄라토(수출명 스펙트라)는 각각 3만2천620대, 6만2천180대씩 팔렸으며 둘을 합친 대수는 기아차의 미국 판매량 중 38.8%에 해당한다.이는 지난해 중소형차 판매 비중인 33.8%보다 5% 포인트가 올라간 수치다.

국산차 중에서 쏘나타 등 중대형 모델을 선호했던 미국 소비자들이 점차 ‘작은 차’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금융위기 등에 따른 미국 내 자동차 시장 위축으로 현대.기아차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처럼 현지 수출에 타격이 컸지만 중소형차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1∼10월 미국 판매량은 각각 35만8천484대와 24만3천571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7.7%, 5.3%씩 감소해 부진을 보였다.그러나 중소형차 판매량의 경우, 작년 1∼10월보다 올해 같은 기간에 현대차는 22.4%, 기아차는 6.1%가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새로 집권할 민주당 정부가 자국 자동차 업체들을 보호하는 수출규제 조치를 내리더라도 국내 업체들에게 미칠 악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를 이같은 중소형 모델의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국 내 산업수요가 급감하고 있지만 국산 중소형차 판매가 늘었다는 점은 제품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미국 새 정부의 누진세 강화정책 등도 중소형차 수요 확대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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