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포럼] 한국 상품 세계화의 조건

세계속의 한국은 어떤 위치인가. 또 세계속의 한국 상품은 어떤 위치인가. 일본 상품은 깜찍하고 정교하며, 독일 상품은 내구성이 뛰어나며, 미국 상품은 튼튼하고, 중국 상품은 품질에 비해서 값이 싸다는 등 통상적인 말로 표현하려해도 한국 상품을 요약할 한마디를 찾기는 쉽지 않은 것같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삼성이 한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또 회사측도 모르는 게 오히려 약이 된다고 굳이 한국 제품이라는 것을 알리려고 하지 않는다. 최근 판매를 시작한 현대자동차의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도 현대라는 상표를 떼고 나니 오히려 판매가 더 잘 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린다.

부시행정부가 북한의 핵개발을 비난하면서 악의 축이라고 부른 이후 필자가 만나는 미국인들에게 내가 코리안이라고 하면 “North Korean은 아니지요?” 라고 농담조로 물어와 대답하기가 곤란할 때가 있다. 누가 뭐래도 현대, 삼성, LG 등은 우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브랜드이고 이제는 일본제품과 독일제품을 능가할 수준에 이르렀음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과거 미쯔비시 자동차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았던 현대자동차는 이제 거꾸로 미쯔비시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세계 최고의 토요타를 위협하고 있다. 소니가 상류층의 심볼처럼 되었던 일은 이미 흘러간 과거가 되어 미국인들은 물론 일본인들 조차도 LG나 삼성 휴대폰이 최고라며 자랑스럽게 내보이곤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은 전 세계 각국의 최고 상품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최대의 시장이다. 우리 동포들의 90% 이상이 한국산 휴대폰을 이용하고 있을만큼 한국 제품의 우수성이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왜 한국의 대기업들은 자사 제품들이 한국제라고 굳이 말하려 하지 않을까. 그것은 바로 국가의 이미지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노사분규와 촛불시위 그리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떠오른다.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 대국, 세계 최고의 반도체와 IT 관련 산업, 세계 최대의 선박을 제조하는 조선 대국의 이미지는 없다. 그렇다고 이러한 기업들에게 한국제임을 알리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기업은 이윤추구를 목표로 하는 철저한 영리법인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선 정부의 몫이다. 기업과 국민으로 부터 엄청난 세금을 거두었으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게 정부의 기본 임무이기 때문이다. 국가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가 홍보를 ‘세계 일류 제품을 생산하는 최고의 기술을 가진 나라’ 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들이 공동으로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에 한국 국가 홍보를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여야한다. ‘독도는 우리땅’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한국산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것이 훨씬 더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우리 국민들도 동참해야 한다. 우리의 한국 브랜드를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우리가 만나는 타인종들에게 한국산 휴대폰을 보여주며 한국상품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차를 타고 다니면서 성능과 품질이 뛰어나다고 말해야 한다. 우리의 한마디 한마디가 수백만 수천만 타인종들의 머리속에 각인돼 나갈 때 우리 한국의 국가 이미지도 세계일류가 돼나가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한국 동포들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한인들을 자사 제품을 위한 홍보대사로 활용하여야 한다. 언젠가 한인들을 위한 마케팅은 마지못해서 하는 생색내기라는 한국 자동차회사의 홍보담당자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 식구들을 내 편으로 만들지 못하는 회사가 어떻게 남의 식구들을 내 편으로 만들수 있을까를 잘 생각해야 한다. 세계 최고 명품 시계인 롤렉스를 제조하는 스위스는 ‘Made in Swiss’ 가 아닌 ‘ Swiss Made’라고 강조한다. 우리도 기업들의 광고 문구 첫 마디에 ‘ Korea Made’를 자랑스럽게 쓸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서수호/디베이스 마케팅 대표

▶필자연락:(714)532-3300·dbasepower@gmail.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