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부실 금융기관 파산 행진에 따른 비용이 걷잡을수 없이 불어나면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들에 징수하는 예금보험료 인상을 결정했다.
FDIC는 최근 가진 이사회를 통해 은행들로부터 걷어 들이는 예금보험료를 종전의 예금 100달러당 12~14센트에서 12~16센트로 인상하고 오는 6월30일자로 예금 100달러당 20센트의 보험료를 일괄적으로 걷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에따라 지난해에 비해 이미 2배 가량 높은 예금보험료를 내는 은행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FDIC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해에만 25개에 달한 은행 폐쇄로 미국내 총예금 대비 예보 기금 비율이 지난 연말 현재 0.4%에 그치고 있는데다 향후 3~5년간 많은 수의 은행 폐쇄가 이뤄질 것에 대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FDIC는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향후 5년 내에 예보 기금 비율을 1.15%까지 높이기 위한 새로운 예금보험요율을 적용했으나 그 당시에 비해 지금의 은행 경영 상황이 더욱 악화돼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새로 책정된 예금보험요율은 오는 4월1일부터 적용된다. 이와 함께 FDIC는 예금 100달러당 20센트의 특별 예금보험료를 6월30일자로 부과해 9월말까지 이 돈을 걷는 한편 필요에 따라 100달러당 10센트의 추가적인 보험료 부과도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FDIC의 예금보험료 인상 결정은 앞으로 폐쇄되는 은행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을 암시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예금보험기금 확충은 예보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씻어내고, 늘어날 것이 확실시 되는 은행 폐쇄에 드는 비용을 FDIC 자체적으로 감당해내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기 때문이다.
FDIC 쉴라 베어 의장은 “재무부를 통해 기금을 확충할 수 있지만 계획 단계에서부터 이 돈에 의존해선 안된다”며 “예보기금 손실을 납세자들의 돈으로 충당한다면 이는 예금보험에 대한 정부 개입의 한도와 그 정당성에 대한 또다른 논란을 일으킬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말 171개였던 문제은행은 지난해 연말 현재 252개로 늘었다. FDIC는 지난해에만 25개의 은행을 폐쇄했으며 여기에 소요되는 돈은 모두 예보기금에서 나왔다. 지난해 7월의 인디맥은행 파산에 소요된 예보기금만 107억달러에 달했다. 이에따라 2007년말 524억달러에 달했던 예보기금은 1년만에 189억달러로 줄어들었다. 지난달 27일까지 올해에만 총 14개의 은행이 문을 닫았는데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폐쇄될 은행의 수는 100개가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