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넘은 사생활 캐기 스타는 괴로워

고 장자연의 유서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 사생활 과다보도 행태가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얼마전 한 케이블방송은 2년 전 세상을 떠난 고 정다빈의 어머니가 영매를 통해 딸과 접신하는 장면을 여과없이 내보냈다.
 
고인이 몸속에 들어갔다는 무속인은 “너무 힘들어. 난 독이 오를대로 올랐어.” “내가 죽으려고 그래서 죽은 게 아니야”라며 타살 의혹을 부추길 만한 말을 쏟아냈다.
 
제작진은 방송에 앞서 자식을 보고싶어 하는 어머니의 바람을 최우선 감안했고, 방송 중간중간 ‘역술인의 개인적 견해이므로 제작진의 의도와는 무관하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그러나 ‘결국 방송을 위한 수단으로 삼은 것 아니냐’며 무책임한 방송이었다는 네티즌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지난 7일 유명을 달리한 장자연에 대한 보도도 고인의 친필 문서를 둘러싼 무성한 추측성 기사가 줄을 이었다.
 
문서를 공개한 측근을 쫓는 언론의 추격전이 계속됐고, 유서의 내용을 정확히 언급해가며 장자연의 생전 고충에 대해 선정적으로 파헤치는 기사가 넘쳤다. 정확히 밝혀진 사실은 없는데 무성한 추측만 가득했다.
 
죽음을 둘러싼 보도의 수위가 이 정도인데, 스타의 열애를 둘러싼 언론의 관심은 말할 것도 없다. 해외에서나 성행하던 파파라치식 잠복취재가 등장하며 최지우와 아이비 등 굵직한 스타의 열애설이 밝혀졌다.
 
이민우 정시아 정준하 등 스타의 러브스토리도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가십성 연예기사를 장식했다.그 중에는 가짜로 판명난 열애설도 상당수였다. 김래원 최송현, 손호영 연미주, 구혜선 김지훈, 강지환 김하늘 등의 열애설은 모두 오보로 밝혀졌다. 지나친 가십 경쟁이 잘못된 기사를 양산한 꼴이다.
 
대중의 모순된 태도도 이 같은 황색 저널리즘을 부추긴다. 한 방송에서 ‘스타의 사생활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스타의 사생활은 지켜져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최근 파파라치식 취재가 지나치다’ ‘본인 외 가족, 주변인의 피해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인터넷상 사생활 관련 이슈는 무조건 보게 된다’고 답하는 등 생각과 행동 간 모순된 태도를 보였다.
  
조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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