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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 누디하다. 로맨틱하다.’ 올봄 거리를 누비는 여성들의 원피스를 집약하는 말이다. 허벅지 중간에 간신히 닿는 초미니 원피스, 누드 톤의 하늘거리는 원피스는 불황의 그늘을 애써 잊듯, 밀어내려는 듯하다. 봄이면 2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원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마련이지만, 올해는 원피스 전파 속도가 빠르고 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길이는 더 짧아졌지만 연령대는 40~50대까지 넓어진 게 특이하다. 원피스 하나로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뿐 아니라 원색과 화려한 무늬로 한번에 눈길을 끌 수 있어 미감과 경제성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사랑받고 있다. 미니원피스 열풍은 이미 지난 1월 미국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에게서 예고됐다. 대통령 취임식 때 화려한 금빛이 도는 연노랑 원피스를 입고 나타난 데 이어 세계적 패션잡지 보그 3월호 표지를 장식하면서 원피스시대를 열었다. 시장도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2009년 S/S 상품이 100% 입고된 지난 2월 20일께부터 3월 2주차까지 여성 캐주얼 브랜드의 ‘원피스 판매 비중’을 분석한 결과, 전체 아이템 중 61%의 판매 구성비를 보이며 전년 48%의 판매 구성비보다 약 13% 이상이나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피스의 대유행은 단아함과 소녀스러움의 대명사에서 이제는 레깅스, 진 등과 매칭되면서 전형적인 ‘girlish girls’ 뿐만 아니라 중성미를 보여주는 ‘boyish girls’ 고객들에게도 사랑을 받으며 착장 대상의 폭이 훨씬 넓어진 데 있다. 여기에 지갑이 얇아진 우울한 마음을 밝은 색상의 원피스로 대체하려는 여성들의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시중의 백화점들은 4월 중순이나 5월께 원피스 행사를 했지만 원피스에 대한 고객 반응이 3주 이상 빨라지면서 행사도 앞당겼다. 원피스들 중에서도 꽃무늬나 원색 계열 구매가 두드러지고 중장년층에서도 젊은 층이 택하던 민소매 원피스 구입이 늘어나고 있다. 미니원피스는 한마디로 불황의 산물이다. 짧은 길이와 민소매로 소재를 적게 씀으로써 업체로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밝고 로맨틱한 아이템으로 답답한 현실을 회피하고 싶은 심리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게다가 가슴골을 훤히 드러내고 늘씬한 다리를 강조하는 초미니는 여성의 드러내고 싶은 허영과도 맞물려 미니원피스 강세는 한동안 거셀 전망이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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