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적 불황을 맞아 미국 내에서 사무실을 가상으로 빌려주는 부동산 임대 형태인 ‘가상 사무실(버추얼 오피스: V.O.)’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아시아판이 11일 보도했다. V.O.는 이름난 업무 중심지의 주소와 연락처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실제로는 보다 싼 임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는 형태의 임대 방식이다. 불황기를 맞아 건물 소유주에겐 공실률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으며, 임차인 또한 비용 절감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부동산 리서치 기관인 ‘레이스’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미국내 빌딩에서 비어있는 사무실이 차지하는 비율인 공실률은 총 15.2%에 이르며, 노른자위 중의 노른자위 지구인 뉴욕 맨해튼마저 공실률이 10% 가까이 치솟을 전망이다. 뉴욕 소재 부동산 관련 업체 ‘리얼 에스테이트 이코노믹스’의 샘 찬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직이 어려워지자 사람들은 소규모이더라도 자기 사업을 하기를 원하며 이를 위해 비용 절감을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내 최대 V.O. 서비스 기관인 리저스는 지난 3월 신규 고객 유치건수가 작년 대비 38%나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400개 이상의 V.O. 주소를 확보하고 있는 록펠러 그룹 역시 지난 반 년간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록펠러 그룹 비즈니스 센터 부문의 하워드 워틀러 부회장은 “어떤 이들에게는 공간보다 주소만 필요하다”며 텍사스 주 댈러스의 모킹버드 소재라고 말하는 것보다 뉴욕 록펠러 센터 소재라고 말하는 편이 이미지를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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