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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딜락 D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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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식 기자의 시승기
캐딜락 DTS하면 잘 모르는 사람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차라고 하면 “아 크고 육중한 검은 차”하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 대통령 전용차를 뜻하는 ‘캐딜락 원’의 기본 모델이 바로 캐딜락 DTS다. ‘캐딜락 원’은 DTS를 리무진 버전으로 늘리고 로켓포에도 견딜 수 있는 방탄차체까지 갖추면서 ‘몬스터(괴물)’같은 형체로 변신시켰다. 하지만 DTS의 우아함은 잃지 않았다는 평가다. 대통령의 선택이 말해주듯 DTS는 미국에서 상류층 차의 전형이다. 워싱턴 정가를 비롯해 미국의 각계 각층 관용차량으로 애용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을 대표하는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미국 대사가 관용차로 애용하고 있다. ‘캐딜락 원’은 아니지만 그 느낌을 갖고 캐딜락 DTS를 시승했다. 첫눈에 들어오는 인상은 ‘웅장함’.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5076㎜)보다도 20㎝ 더 긴 차체는 전장이 5275㎜에 달한다. 캐딜락의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는 ‘Art and Science’다. 이 디자인은 날카로운 각을 주제로 CTS에서는 전위적으로 표현된 반면, DTS에서는 보수적 분위기를 가져간다. 단순하지만 안정됐다는 느낌이 캐딜락 전 모델을 관통하는 패밀리룩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DTS는 뒤태의 중심이 되는 테일램프를 70년대 미국차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LED 램프로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도 연출해내 신ㆍ구 조화의 백미를 보여준다. 실내로 들어가면 넓은 좌석에 단순한 버튼 배치로 앞좌석이든 뒷좌석이든 중장년층이 좋아할 만한 시원시원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한 60대 운전자가 전자장비를 갖춘 독일차를 구입하고도 한겨울에 히터를 못 켜고 운전을 했다는 웃지 못할 일화가 생각나는 대목. 다만 최고 상급 모델인데도 버튼들의 터치감은 독일의 BMW7시리즈나 벤츠S클래스의 고급스런 감성에 미치지 못하는 인상이다. DTS의 심장은 4600㏄ DOHC V8 엔진이 탑재돼 있다. 최고출력 291hp/5600rpm에 최대토크 39.6㎏.m다. 속도감에 있어 유럽차는 묵직하게, 일본차는 날렵하게 치고 올라간다면 미국차는 두텁게 치고 올라간다는 느낌이다. 흔한 표현으로 ‘탱크’ 같다는 느낌이다. 미국차의 전형인 DTS는 우리나라 도로환경과는 맞지 않는 구석이 있어 운전자는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좁은 골목이나 급커브에서는 회전반경이 짧아 아예 진입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운전석이 아닌 뒷좌석은 어떤 럭셔리세단보다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