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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운명과 캐릭터를 알 수 있는 드라마가 유행이다. ‘싱크로율(synchro rate)’ 100%의 이런 ‘특이한 작명법’은 문영남 작가가 줄기차게 사용해온 방식이다. 그의 작품 ‘조강지처클럽’에서 여자와 바람피우는 남편 이름은 한원수, 이기적이다. 그런 남편에게 한 방 먹이는 여자들은 한복수, 나화신이고, 불륜남에게도 구박받는 여자는 모지란이었다. 길억(기러기 아빠), 정나미, 구세주, 한심한, 이화상 등도 이름만으로 성격과 운명이 금방 다가온다. ‘소문난 칠공주’의 연하남, ‘장미빛 인생’의 반성문’도 같은 맥락이다. 요즘 그런 작명법으로 눈길을 끄는 드라마는 SBS 새 수목극 ‘시티홀’. 김은숙 작가(파리의 연인)로선 첫 시도다. 백수에서 10급 공무원을 거쳐 최연소 여자 시장이 되는 기적의 여인인 주인공 김선아의 이름은 신미래다. 차승원의 극중 이름은 조국. 30대의 나이로 사시와 행시를 패스해 인주시 부시장으로 내려와 나라를 생각하는 행정가다. 미래의 어머니는 유권자, 미래의 친구는 정부미, 천강리 이장의 이름은 이장님이다. 조국의 멘토이자 전 국회의장은 빅브라더, 조국의 비서는 하수인, 조국의 어머니는 조용희다. 인주시 시의원 민주화와 신념을 지키려 애쓰는 문화관광국장 이정도, 비리도 마다하지 않는 인주시장 고부실, 기회주의자 국회의원 부정한, 시청 비서실 공무원 맹해라, 시장 비서실장 박아첨 등도 이름만 들으면 어떤 성격인지 금방 알게 된다. 심지어 아지트 주인인 ‘옥다방 고양이’, 알바생인 ‘제시카 알바’, 컴퓨터전문가인 ‘내방구석의 지우개’ 등도 있다. MBC 월화극 ‘내조의 여왕’의 남자주인공 온달수는 평강공주(김남주)에 의해 대장군으로 키워지는 ‘온달’에서 나온 이름이다. 캐릭터 성격을 이름으로 녹여내는 직설적인 작명법은 이해하기가 좋다. 모지란을 보면 어떤 행동을 할지 감이 잡힌다. 부르는 재미도 있다. 하지만 특이하고 코믹성이 강해 정극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때도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