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韓·日 재킷 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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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동방신기가 한국에서 지난해 9월 발매한 정규 4집 앨범 ‘미로틱’, 오른쪽은 그로부터 한 달 후 일본에서 낸 24번째 싱글 ‘주문-미로틱’의 재킷 사진이다.
 
같은 그룹이 한 달 간격을 두고 낸 앨범이지만 그 모양과 내용은 천양지차다. 한국판 재킷 사진은 역동적이고 화려하다. 당시 한국에선 일명 ‘캔디색’이라 불리는 화려한 원색이 크게 유행했다. 반면 일본 재킷 사진은 무겁고 정적이다. 벽을 타고 흐르는 푸른 빛을 제외하면 온통 검은색뿐이다.
 
한국에선 정규앨범을 낸 반면, 일본에선 ‘주문-미로틱’, ‘퍼플라인’ 등 한국에서 발표한 노래를 일본어 버전으로 바꿔 싱글 앨범으로 발매했다. 일본은 대부분의 가수가 싱글앨범을 통해 활동한다.
 
동방신기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김은아 홍보팀장은 이를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해서 ‘현지화’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스타일리스트가 각각 다르다. 헤어디자이너는 물론, 안무가와 작곡가도 ‘일본통’이 따로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일본 지사인 SM재팬과 일본 현지의 엔터테인먼트 사인 에이벡스(Avex)가 협력해 동방신기의 일본 활동 전반을 관리한다.
 
현지 상황에 누구보다 정통한 Avex가 주로 ‘일본통’ 역할을 한다. SM 측은 “동방신기의 음악과 일본 현지에서 가장 각광받는 경향에 맞춰 각 멤버들의 의상과 헤어스타일 등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연예인의 해외 현지화 역사를 꼽자면 보아를 빼놓을 수 없다. 2001년 일본에 진출한 보아는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굳이 알리지 않았다. 일본 진출을 앞두고 수년간 갈고 닦은 일본어는 거의 현지인 수준에 가까웠고, 의상과 메이크업, 헤어 스타일까지 일본인의 손에 맡겼다. 인터뷰에서도 ‘아무로 나미에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칠 정도였다. 외국 가수에게 인색했던 일본인들은 큰 이질감 없이 보아를 ‘실력있는 소녀 가수’로 받아들였다. 
 
일본뿐만 아니다. 이정현, 장나라 등은 중국에서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폈다. 평소 의상 코디와 헤어스타일을 직접 꼼꼼히 챙기기로 유명한 이정현은 중국에서도 최신 경향에 맞는 의상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2007년 중국 1집 발매 당시, 현지에서 유행하던 스모키 화장을 짙게 하고, 중국 소녀처럼 한쪽 머리를 똘똘 말아 올렸다. 이정현의 미니앨범 ‘에바홀릭’이 한국 발표를 앞두고 중국에서 먼저 유출된 것도 그녀의 이런 노력과 그에 따른 달콤한 열매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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