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한인은행권 2분기 결산

중소형 은행 대출비중 높아 더욱 위험… 하반기 증자 성공 여부도 관건

금융위기는 바닥을 친걸까. 불경기는 언제쯤 풀릴까. 지금의 경제 여건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여전히 안개 속에 묻혀있는 가운데 말많고 탈많았던 2009년 2분기가 마무리됐다. 여러 한인은행들의 주주총회, 한미은행의 투자유치, 미래은행 폐쇄 등 굵직한 일들이 많았던 2분기였다.


지난 2분기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상당부분 사라지며 예금금리가 안정됐다. 또 SBA대출 채권 시장도 개선되며 한인은행들이 SBA대출 문호를 다시 열기 시작하는 등 긍정적인 점을 찾을 수 있다. 물론 금융위기 이전 만큼의 수준은 되지 못하지만 지난해 가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신용경색의 여파를 감안한다면 은행들의 자금 사정은 다소 개선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올 초처럼 공격적으로 예금 이자를 지급하는 은행을 찾기 어려워진 것은 은행들의 예금 사정이 개선됐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상업용부동산(CRE) 시장에서의 문제가 본격화됐고 불경기가 한인 경제 전반에 미치는 타격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은행들의 2분기 실적에 큰 기대는 커녕 1분기만도 못한 실적을 예상케 한다.
 
대형은행들의 가장 큰 우려는 이제 주택시장에서 크레딧카드 등의 컨수머론 분야로 넘어가는 분위기이지만 건축대출, CRE대출 등에 대한 노출이 큰 중소은행들의 고난은 이제 초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형은행들의 경우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주택시장 붕괴에 따른 피해는 이제 어느정도 정리가 됐고, 보유자산이 여러 업종에 걸쳐 잘 분산돼 있어 더이상의 수직하락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중소은행들은 주택시장에 대한 노출이 적었던 반면 CRE 등 문제가 커지고 있는 업종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 그 반대의 상황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이같은 이유로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의 대형은행들의 2009년도 실적이 전년대비 19% 개선되지만, 중소 리저널뱅크들의 실적은 34%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눈을 한인은행가로 돌리더라도 중소은행들의 실적악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그대로 적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CRE 대출에 따른 문제는 물론 몇몇 은행들에서는 자본비율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미래은행의 폐쇄는 ‘신호탄’이 아닌 ‘시작탄’일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 1년여간 근근히 버텨오던 많은 한인 대출자들이 제때 상환을 못하는 경우도 크게 늘어 은행들의 실적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는 예상 역시 큰 무리는 없다.
 
이외에도 지난 5월의 주총 이후 증자를 결정한 다수의 은행들이 하반기에 증자에 성공할지 여부는 어느 은행이 생존할지를 짐작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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