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21일부터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시작

미국의 은행권이 지난달로 마감된 2009년 4분기 실적발표를 시작했다. 뉴욕 증시에서 금융주들은 올해도 랠리를 이어왔지만 어닝시즌의 시작과 동시에 숨돌리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특히 지난 15일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JP모건 체이스의 경 우 전문가 예상치 0.6센트를 상회하는 주당 0.72센트의 순익을 발표했으나 이익을 창출한 주요 부분은 투자은행(IB)이며 신용카드 부문과 부동산 모기지 부문을 포함한 상업은행은 여전히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전체 금융주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19일 씨티그룹, 20일 BOA, 웰스파고, 21일 골드만삭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으로 이어지는 실적발표에서도 상업은행부문에서의 큰 기대를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업은행부분의 부진은 21일 윌셔은행을 시작으로 발표되는 한인은행들의 4분기 실적에서도 그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이 된다.
 
3분기에 이어 주택시장은 어느 정도 바닥다지기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업용부동산(CRE)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다. 특히 지난달까지도 CRE 모기지 연체가 늘어나고 있고 가치 하락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CRE이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인은행들로서는 반가운 뉴스가 아니며 실적에서도 CRE로 인한 분기손실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4분기 실적에서는 순익이나 순손실이 얼마가 되느냐 보다는 자산 건전성과 자본 비율이 더 큰 관심사다. 즉 불경기가 이어지는 만큼 부실대출이 늘고 대손상각이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고 이 보다는 계속되는 CRE 우려 속에서 대손충당금 추가분(provision)을 어느 정도 쌓고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이에 대비를 하고 있느냐가 주된 관심거리가 될것이라는 것이다.
 
실례로 외부 회계기관을 통한 강도높은 회계 리뷰를 실시한 중앙은행은 지난달 말 7350만달러 증자성공을 발표하면서 4분기 예비실적도 함께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중앙은 2200만달러의 대손충당금 추가분을 쌓았고 손실규모도 25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앙의 경우 털어낼 것은 빨리 털어낸 상황에서 투자 유치를 받고 올해 기회를 노리겠다는 의도였고 이러한 과감한 선택이 투자자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증자 성공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실적에서는 큰 개선점을 찾지 못하더라도 4분기에 한인은행권에서 증자성공이 이어졌다는 점은 건전성 및 올해 은행권 판도 변화에 대한 관심이 4분기에 상당히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올들어 계속되고 있는 윌셔은행과 나라은행의 경쟁구도는 4분기에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FDIC의 지원을 통한 은행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윌셔, 나라의 경우 주류언론에서 언급할 정도로 이 부분에서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윌셔의 경우 전문가 예상치는 4분기에 주당 3센트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증자 발표에 앞선 3분기 실적에서 눈에 띠게 향상된 실적을 보였던 나라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당 5센트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 이미 금융감독국으로부터 시정명령를 받은 은행들의 경우 과연 자본비율을 어느 정도 지켜내느냐, 그리고 인수를 추진 중인 쪽에서는 인수를 위한 건전성과 자본비율을 확보하고 있느냐도 이번 실적에서 지켜볼 일이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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