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치명운 매사추세츠에?

미국 정치판의 핵폭탄으로 떠오른 19일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특별선거를 앞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전 미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AP통신은 18일 서포크대학 여론조사 등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지 검찰총장 출신인 민주당의 마사 코클리 후보가 공화당의 스콧 브라운 후보와 혼전을 벌이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두 달 전만 해도 30%포인트 이상 앞서갔던 코클리 후보가 이렇게 고전하는 데는 공화당 측이 이번 선거를 오바마의 건보 개혁에 대한 중간평가로 유세를 몰고간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오바마는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는 17일 대통령이 직접 유세에 나섰다는 공화당의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보스턴 시내 중심가에 있는 노스이스턴대학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당초 압승을 기대했으나 공화당 후보의 막판 대추격으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박빙의 승부가 되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무엇보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면 민주당이 상원에서 58석, 무소속 2석으로 간신히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방지할 수 있는 의석인 60석을 채운 현재의 구도가 일시에 무너진다.
 
최대 현안인 의료보험 개혁안은 공화당 상원의원 전원이 반대하고 있어, 민주당은 만약 이번 선거 패배로 한 석을 잃으면 건보 법안 자체가 본회에서 통과하기 힘들어진다. 또 매사추세츠가 케네디 가문의 고향이자 민주당의 요새로 불리는 곳인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 후보가 박빙까지 몰리는 상황 자체가 오는 11월 상·하원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공화당으로 기운다는 불길한 전조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워싱턴의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만약 공화당이 이기면 민주당의 상원 지배구도가 무너지게 되는 핵폭풍을 불러올 것이 자명하고, 또 공화당 후보가 이기지 못해도 오바마의 건보 개혁에 대한 민주당 의원의 지지 열기가 확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오는 11월 의회선거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바마의 건보 개혁법안에 반대로 돌아설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고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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