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아이티에 ‘구호용 활주로’ 놓는다

시신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약탈 행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의 대통령궁 인근에는 완전 무장한 미군들이 등장했다. 경찰 발포로 상점을 약탈하던 사람 1명이 사망하기도 했던 대통령궁 부근에서는 19일 블랙호크 헬리콥터 20대에 나눠 탄 미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완전 무장한 미군들은 수천명의 난민이 집단 생활을 하는 대통령궁 앞에서 생필품 등을 배급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 육군 82공정사단을 포함, 1만1000여명의 미군이 아이티에 도착했다. 미군 장교들은 이번 아이티 임무는 인도적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필요시 수도 포르토프랭스 안전에 관한 작업에도 착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활주로가 하나뿐이라 구호물품 수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티에 곧 ‘제2의 활주로’를 가동할 계획이다.
 
아이티 지진 재해 현장에서 미 국방부의 지원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대니얼 앨린 육군소장은 “향후 24시간 내에 남부 휴양도시인 자크멜 주변에 추가 활주로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호물자를 실은 수송기의 입국을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미군 당국이 남부 지역에 구호물품을 지원할 수 있는 제2활주로 후보지를 전날 물색해뒀다고 전했다. .
 
수도 포르토프랭스 국제공항은 13대 정도의 민항기 착륙 가능 시설을 갖췄지만 지진 발생 후 하루 평균 이착륙 수요는 평소의 15배가 넘는 200편 이상으로 증가해 구호작업을 위한 활주로 증설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아이티 탈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난민들은 전염병, 굶주림, 불안한 치안 등을 피해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떠나려 하고 있다. 아이티 남부 반도 쪽으로 가는 버스들이 출발하는 시 외곽 포르테일 레오간에 위치한 터미널에는 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과도한 승객 때문에 일부 버스 운임은 3일치 임금을 넘기도 했다.

이들은 친인척이 살고 있는 지방에 가면 최소한 굶어죽지는 않을 것이란 일말의 희망에서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떠나고 있다. 또 자녀가 있는 주민들은 전염병과 폭력사태 등에서 자녀들을 피신시키기 위해 친인척의 집으로 떠나고 있다.
 
아이티를 돕기 위한 국제사회의 온정이 대거 답지하고 있다. 19일 유엔에 따르면 각국 정부 등이 약속한 지원금은 12억달러가 넘는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일(현지시간) 아이티 구호활동 및 치안유지를 위한 1500명의 경찰인력과 2000명의 평화유지군 등 총 3500명의 추가 파병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김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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