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들의 예대율(Loan-Deposit Ratio)이 여전히 위험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올 2분기 남가주에서 영업중인 한인은행 12곳의 전체 대출 총액은 120억6205만달러이며 예금 총액은 129억9056만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2분기 한인은행들의 예대율은 92.9%로 이는 전분기인 1분기 92.5% 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또 1년전(93.6%)과 비교하면 0.07%p가 떨어진 것인데 이는 지난 2008년 1분기 하락폭인 9.0%p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도표 참조> 한인은행들의 예대율은 지난 2008년 4분기까지만 해도 106.6%나 됐다. 13개은행(아이비은행 포함) 중 9개은행이 100%가 넘는 예대율을 기록한 것. 이후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대출 수요도 급격히 줄면서 지난해 2분기에 93.6%까지 뚝 떨어졌다. 이후 3분기에 잠시 상승했으나 이후 올해 1분기까지 계속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한인은행들의 예대율은 캘리포니아주 전체 시중은행들의 예대율 87.05%(1분기 현재)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예대율은 은행의 총예금에 대한 총대출의 비율(대출/예금)로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하나의 단서가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예대율이 낮을수록 예금자에 대한 지불준비가 튼튼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예금자 입장에서는 좋다. 반면 은행 입장에서는 낮은 예대율은 최대 수익 모델인 대출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의미함으로 수익성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은행은 예금을 받아서 이 돈을 가지고 대출을 하므로 예대율은 85%정도가 안정적인 수준으로 기준점을 삼고 있다. 하지만 은행마다 대출의 종류가 다르고 상환기간, 지급 회수, 대출자의 신용정도에 따라 평가를 달리 할 수 있어 예대율이 높다해서 현재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예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대출 수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상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을뿐더러 대출 손실에 따른 자본 잠식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 주택시장이 활기를 띨 때 미국의 은행들은 대출 경쟁을 통해 무분별한 자산늘리기를 하며 110%를 훌쩍 넘는 예대율을 기록했다. 결국 주택시장이 붕괴되고 상환이 되지 않으면서 파산은행들이 속출하고 있는데 이는 예대율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지 못한 채 대출 경쟁에 뛰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한인은행들도 높은 예대율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대출을 억제하고 예금을 늘리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최근 만기가 돌아온 CD들이 비이자예금으로의 전환이 낮은 이율로 그리 만만치 않은데다 무작정 대출을 줄이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수 밖에 없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한인은행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위해 증자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도 높은 예대율에 대한 부담감과 깊은 관련이 있다. 상대적으로 예금이 많으면 대출에 있어 자금력을 지니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대출에 대한 손실만 늘어나면 자본잠식이 되고 자본비율이 떨어짐으로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려 쿠션을 가지려는 것이다. 성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