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금융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7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과 엔화, 스위스 프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은행의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부실 축소 문제, 유럽 각국의 대규모 국채 발행 계획, 독일 은행의 신규 차입금 문제 등이 투자자에게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WSJ은 유럽연합(EU)이 지난 7월 말 공개한 역내 91개 대형 은행의 스트레스테스트 때 일부 은행이 부실 규모를 크게 줄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유럽 은행의 부실이 표면화할 경우 세계 경제에 더블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여기에 9월 유로존 국가가 대규모 국채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와 바젤위원회가 금융자본 건전성 강화를 위해 마련한 바젤Ⅲ가 적용될 경우 독일 주요 10개 은행이 최대 1050억유로를 신규 차입해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럽 금융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 엔화, 스위스 프랑 등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날 엔화는 장중 한때 미국 달러 대비 83.49엔으로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로화 대비 106.53엔으로 9년 만에 최고치에 다가섰다. 스위스 프랑도 유로 대비 1.2840프랑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금값도 기존 기록을 경신해 12월물 금은 8.20달러(0.7%) 오른 온스당 1259.30달러에 거래됐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 6월 18일 온스당 1258.30달러였다. 반면 뉴욕증시와 국제유가는 유럽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회복 지연 우려로 큰 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107.24포인트(1.03%) 내린 1만340.69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도 경기회복 지연으로 연료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 속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51센트(0.7%) 내린 배럴당 74.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금융에 대한 불안감은 유럽 은행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럽 은행 주식은 1.4% 정도 떨어졌으며, 이 가운데 영국 바클레이즈는 2.7% 하락했다.
신수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