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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 한땀 지은 ‘명품 군복’은 없었지만 ‘배우 현빈’이 ‘해병 김태평’이 되던 날도 ‘어메이징’했다. 현빈(29)이 해병대에 입대한 7일, 1사단이 있는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세계리 일대가 전날부터 모여든 취재진과 팬들로 들썩였다. 총 1만여명이 현빈을 보기 위해 외지에서 이곳으로 찾아온 것으로 추산됐다. ‘현빈, 자랑스러운 해병 입대를 환영합니다’ 등 곳곳에 현수막이 내걸렸고 입대자의 가족들뿐 아니라 현빈 팬들을 위한 안내문도 이곳저곳 붙여졌다.
포항시도 때를 놓치지 않고 특산물과 관광상품을 소개하는 10여 개의 홍보부스를 임시로 마련했고 공무원과 경찰 등 수백 명을 동원해 주차, 교통정리 등을 맡겼다. 지난겨울 내내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현빈앓이’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해병대 1137기로 이날 입소한 현빈(본명 김태평)은 지난 몇 개월간 연예계 데뷔 이후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연예계에서도 근래에 보기 드문 신드롬이었다. 진원지는 지난해 11월 13일부터 올 1월 16일까지 방영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었다. 까다로운 재벌 2세와 보잘것없는 여성 액션 대역배우(하지원) 간의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는 “이 어메이징한 여자야”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등 숱한 명대사를 남기며 ‘까도남(까칠한 도시 남자)’ ‘주원(현빈이 맡은 남자주인공)앓이’ 등 유행어까지 탄생시켰다. 현빈은 드라마 종영 후 국내 톱스타 중 최고 대우로 6개 이상의 브랜드와 CF 출연계약을 맺으며 한 달여간 4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렸다. 20대의 젊은 배우로서도 ‘최선’이었다.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 여배우 탕웨이와 공연한 영화 ‘만추’와, 임수정과 호흡을 맞춘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가 잇따라 개봉했고, 작품마다 전혀 다른 색깔의 인물과 이미지를 보여줬다. 두 편의 영화는 지난 2월 열린 제61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현빈은 환호 속에 레드카펫을 밟았다. “입대하면 소용없다”며 현대자동차로부터 받은 신형 그랜저 1호를 유니세프에 기부한 것도 현빈이었다. 현빈은 “어릴 때부터 경찰대나 테러진압부대를 동경했는데, 그래서 자연스레 해병대 지원을 하게 됐다”며 “20대는 배우로서 일만 하며 보냈는데 (군복무) 2년간은 나를 찾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해 흥분되고 기대된다. 더욱 단단해져서 돌아오겠다”고 입대 각오를 다졌다. 이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