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력 발전소의 연쇄 폭발로 방사능 누출 우려가 증폭되면서 15일 세계 각국 증시의 주가가 폭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시장에서는 일본 대지진의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 세계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심리적 지지선이던 다우지수 12,000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1,300선도 다시 붕괴됐던 뉴욕증시에서는 15일에도 방사능 누출 우려가 계속 확산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7.74포인트(1.15%) 하락한 11,855.42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4.52포인트(1.12%) 내린 1,281.87을, 나스닥종합지수는 33.64포인트(1.25%) 하락한 2,667.33을 기록했다.
오전 한때 2% 넘게 떨어졌던 주가는 오후 들어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히면서 낙폭을 다소 줄였지만 일본에서의 우려를 덮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인 ‘VIX’지수는 전날보다 20% 넘게 급등했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38% 떨어진 5,695.28,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51% 하락한 3,780.85,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3.19% 내린 6,647.66으로 거래를 끝냈다. 그리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스위스, 스페인, 덴마크, 네덜란드 등의 증시도 2% 안팎의 하락폭을 보였다.
앞서 일본 도쿄 주식시장의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날에 비해 1,015.34포인트(10.55%)나 폭락한 8,605.15포인트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역대 3번째이며 1,00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은 2008년 10월16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도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이틀간 47조엔(약 634조원, 5800억달러) 급감했다. 15일 NHK방송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의 주가지수는 대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폭발 등으로 이틀간 15% 추락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312조엔에서 265조엔으로 47조엔 줄었다.
중국에서도 상하이종합지수가 전날 대비 41.37포인트(1.41%) 하락한 2,896.26, 선전성분지수는 252.97포인트(1.95%) 급락한 12,705.32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한국 증시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선방’했다. 코스피는 지난 14일 ‘반사이익’ 심리에 기대 0.80% 오르며 일제히 하락한 아시아 증시에서 홀로 돋보였다. 코스피는 일본 원전 폭발에 따른 방사능 확산공포에 짓눌려 15일 2.40% 하락했지만, 세계 증시의 추세로 보면 낙폭이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지진 이후 3거래일 중에서 15일을 제외한 14일과 16일(오전 10시 기준)은 오히려 상승했다.
성제환 기자·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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