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의 생선이야기] 멍게

ⓒ2011 Koreaheraldbiz.com

언젠가 제주 문섬 바다밑을 잠수정을 타고 들어가본 기억이 있는데 우리 눈에 보이는 검푸른 바닷속이 온통 색색의 산호초로 가득하고 떼를지어 헤엄치는 수많은 각가지 고기떼들의 향연에 넋을 잃은 적이 있었다.

신록의 계절 오월은 바닷속 또한 지금 아름다운 꽃의 향연을 펼치며 우리를 부른다. 지금 충무 앞바다를 가면 5m 남짓 물속이 온통 울긋불긋 멍게꽃으로 가득하다. 바다의 파인애플이라 불리는 멍게는 1970년대에는 별로 인기가 없었기에 스티로폴 한박스에 2천~3천원대에 팔리며 트럭으로 장터나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즉석에서 손질해 주기도 해 드셔본  기억을 떠 올리는 분도 있으시리라.

일본에서는 ‘호야’라 하여 손질하여 냉동식품으로 미주에 사는 우리들이 수시로 접하는 인기 식품인데 지난번 쓰나미로 인해 일본 멍게 산지가 폐허가 되었다.

위기는 기회라 했던가. 지난번 고국 출장길에 부산에 들러 수산업자들과의 미팅에서 수없이 강조한 필자의 말이다. 이웃나라의 수산업계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우리 수산 업계가 도약하는 계기로 삼자는게 취지이며 그 첫번째 상품을 멍게로 꼽았다.

일본 제품보다 맛과 향이 더 좋은 충무 멍게가 이번 기회에 미주 시장을 점령해야 하겠기에…. 멍게는 상큼하고 쌉싸르한 맛과 먹고난뒤에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감도는 특유의 향을 가졌는데 이는 불포화 알콜인 ‘신티올’ 때문이며 근육 속에는 글리코겐 함량이 많은데 수온이 높아지는 5~6월에 수치가 높아져 특별히 맛이 좋다. 바다에서 채취한 지 몇시간이 지나면 옥타놀과 산티아놀이라는 물질이 형성되면서 특유의 향기를 느끼게 하고 타우린과 글루탐산,글리신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독특한 단맛이 난다.

멍게는 해삼,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식품으로 꼽히는 데 최근에 화장품과 제약 회사에서 노화방지,동맥 경화억제, 세균 감염억제에 탁월한 성분인 콘드로이틴 황산을 멍게에서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멍게에 있는 프라스 마로겐 성분이 치매에 특별한 효능이 있다고 일본 도호쿠대학의 연구 결과도 있다.

멍게에는 수산물중에 유일하게 인체에 필수 불가결한 ‘바나듐’ 성분이 들어있는데 바나듐은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당뇨병에 효과가 크며 병으로 인해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해지는 증세에 좋은 효과를 보이며 스테미너에 도움이 크다. 멍게는 속을 갈라내어 초고추장에 횟감으로 먹으면 일품이며 멍게 젓갈 멍게 비빔밥으로도 많이 쓰인다. 요즘에는 멍게 된장국도 끓이면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오월의 춘곤증을 탓하지 말고 쌉싸름한 향기의 충무 멍게 한점으로 힘찬 내일을 맞이하시기 바란다.

우리마켓 부사장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