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농협 사태로 인해 은행들의 전산망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헤럴드경제가 LA지역서 영업중인 12개한인은행들을 긴급 점검한 결과 한인은행들의 전산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인은행 고객들의 인터넷뱅킹 이용 비율은 대략 20~3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터넷뱅킹은 고객에는 시간 절약을 비롯한 여러가지 편의성이 있고 은행에게는 경비절감 효과도 있다. 따라서 은행들은 여러 경로로 홍보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인들 사이에서는 인터넷뱅킹의 보안성에 대한 의심을 가지고 이용을 꺼리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농협의 전산시스템이 해킹당해 고객정보가 파손되자 한인은행들의 전산시스템 안전성에 대해 우려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 세계에서 가장 IT가 발달된 한국에서도 농협 해킹과 같은 일이 벌어지는데 IT분야 발전이 더딘 미국은 더 안전성이 취약하지 않느냐는 우려를 나타낸다. 하지만 한인은행들의 전산시스템은 한국의 은행들이나 대형은행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한인은행 IT담당자들과 전문가들의 견해다. ▶고객정보 자체 보관 않고 전문업체 이용 = 한국 농협과 같은 대형 금융기관들은 고객 정보를 비롯한 각종 데이타를 자사 서버에 보관을 한다. 하지만 한인은행들은 데이타를 자체 서버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철통 보안망을 지닌 계약업체에 보관을 하고 있다. 태평양은행의 스캇 이 IT매니저는 “한국 농협의 경우 자체 보관을 했기 때문에 내부자에 의한 접근이 가능했지만 한인은행들의 경우 계약업체에 보관을 하기 때문에 내부자라고 해도 권한이 한정돼 있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 정보 파손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대형은행들의 경우 자체 보안관리를 하면 정보를 자사 서버에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인은행들은 이러한 투자를 하기에는 규모면에서 작아 전문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 은행 감사 보다 더 강력한 전산 감사 = 미국에서는 은행 감독기관들의 은행 전산시스템과 인터넷 시스템에 대한 감독 및 감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하다. 태평양은행의 스캇 이 매니저는 “은행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하나 추가하려면 그에 대한 감사가 극도로 까다롭고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위험성을 지적하며 데이타 관리 부분에 있어서는 더더욱 강력한 감사를 받기 때문에 전문 계약업체를 이용하는 것”이라면서 “한국 감독기관의 감독기능이 얼마나 강력한 지 모르지만 내부자 접근이 가능한 시스템은 미국에서 감사를 통과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새한은행의 토마스 김 IT 매니저도 “한인은행들을 비롯한 중소은행들이 이용하고 있는 전문계약업체들의 경우 여러 은행들의 데이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자체 데이타를 보관하는 대형은행들 보다 더 심한 감사를 받고 있으며 그 기관도 FRB, FDIC, SEC, OCC에 이르기 까지 다양해 거의 1년내내 감시 감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설명했다. 이어 “인터넷 뱅킹에서도 미국에서는 고객이 로그인을 할때 사용자 명칭과 비밀번호 이외에도 또다른 몇가지 질문 또는 작업을 거쳐야 하는 멀티팩터 보안정책이 의무화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 서비스 다양화가 오히려 보안성에는 취약할 수도 = 전문가들은 한국은 IT가 발달한 만큼 은행 업무도 경쟁적으로 다양화돼 있는데 온라인 서비스 종류가 많을 수록 데이타 접속도 다양하게 만들기 때문에 안전성과 보안성은 상대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한인은행들의 인터넷뱅킹을 비롯한 온라인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한국의 은행들에 비해 다양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안전성에서는 튼튼하다고 볼 수 있다. 한인은행들이 한국의 은행들 만큼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론칭하지 못하는 것도 감독기능이 워낙 철저하기 때문인 것과 함께 이러한 감사를 통과하기 위한 투자비용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성제환 기자
▶농협 해킹 사태란: 전산장애로 전체 금융업무 마비 피해액 9000만달러.
농협 해킹 사태는 지난달 12일부터 농협중앙회에서 전산장애로 인해 창구거래 등 전체 금융업무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 전산 장애로 인해 많은 고객들이 피해를 입었고 피해액도 100억원대(약 90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농협은 이번 사고가 IBM서버(중계 서버)의 장애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해킹으로 인한 사고는 아니라고 해명했으나 이후 조사에서는 전문가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해킹 범죄로 드러났다. 그리고 한국 검찰은 5월초 이번 사태는 북한 정찰총국의 사이버 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09년 7.7디도스 및 지난 3.4 디도스 공격을 감행했던 동일 집단이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해 실행한 것이며 악성코드의 종류와 설계 및 유포 기술, 준비 기간 등 수사결과 밝혀진 정황에 비춰 상당한 규모의 인적ㆍ물적 뒷받침 없이는 실행하기 어려운 범죄라며 북한에 의한 범죄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의 발표에 대해 공격의 실체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으며 여러 IP중 공격 IP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 채 북한 소행이라고 추정해 그 근거가 약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한 보안업계에서 내부 직원이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는 등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고는 외부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이에 대한 의문을 검찰은 풀지 못해 농협 사태는 여전히 의문투성이로 남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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