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6주년) 한인은행 상반기 결산

올해 상반기에는 한인은행가는 여전히 자산건전성 회복을 위한 증자가 이어지는 가운데서 5개 은행의 행장이 교체되는 등 대대적인 변화의 물결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한인은행가에는 오랜만에 흑자 분위기가 확산됐고 여기에 그동안 안 보였던 새로운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마케팅도 강화되는 등 영업력 회복을 위한 노력도 이어져 지난해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였다.

▲ 오랜만에 찾아온 흑자 분위기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그리고 하와이주까지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 중인 한인은행 14곳이 지난해 기록한 손익은 총 2억4795만달러 손실이었다. 특히 지난해 순익을 기록한 은행은 중앙은행과 커먼웰스은행, 그리고 유니뱅크 뿐이었다. 이러한 적자 분위가 올해 1분기에는 흑자 분위기로 돌아섰다. 전체적으로 보면 올해 1분기 2396만달러 손실이자만 이는 윌셔은행이 대대적인 부실정리 작업을 하는 바람에 5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고 태평양은행이 366만달러의 손실을 냈기 때문 전체적으로는 손실을 기록했지만 12개 은행은 긴 손실의 터널을 뚫고 마침내 흑자로 돌아서는데 성공했고 은행가가 흑자 분위기로 돌아선 것도 분명하다.
아직 실적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달로 끝난 2분기에도 1분기와 그리 다른 성적표가 나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1분기에 흑자를 낸 은행들은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손실을 내는 은행들도 1분기 보다는 그 규모가 적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행장교체 및 인력이동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인은행가는 행장 교체가 계속됐다. 올해 가장 먼저 행장 교체를 단행한 곳은 중앙은행으로 중앙은 지난 1월6일 유재환 전행장을 면직하고 리처드 컵 행장을 새 수장으로 앉혔다. 이어 윌셔은행은 2월18일 유재환 행장을 새행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새한은행도 지난 4월 김동일 행장이 새행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김 행장은 지난해 12월 새행장으로 선임되고도 감독국의 승인이 늦춰지는 바람에 행장으로 공식 취임하지 못하다가 4월에 승인이 내려줘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커먼웰스은행도 최운화 전행장과의 재계약을 하지 않고 전 윌셔은행장인 조앤 김 행장을 선임했고 김동일 행장을 새한으로 보낸 US메트로은행은 임봉기 행장을 새행장으로 맞았다. 또 우리아메리카은행과 신한뱅크아메리카도 행장을 교체했다. 이로써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부턴 도미노식으로 이어진 행장교체가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 됐다.
지난해와는 달리 한인은행들이 올 상반기에는 인력을 보강하는 은행들도 늘고 있다. 특히 영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은행들은 능력있는 론오피서를 구하고 싶어 하지만 침체기 동안 인력시장에서 사라진 경력있는 인재를 구하기는 싶지 않다는 전언이다.

▲ 상품 출시 및 마케팅 변화 등 영업 강화 움직임
상반기에 한인은행들은 하반기 영업정상화와 수익성 끌어올리기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새 상품을 내고 마케팅에 변화를 줬다. 금융위기를 지내오면서 한인은행들은 상품 출시나 이자율 경쟁 보다는 은행의 이미지가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이미지 광고에 주력하는 모습이었지만 올해는 새상품도 출시하고 은행의 영업적인 면을 많이 홍보하고 있다. 최근 나라은행은 새로운 스텝-업 CD 상품을 새롭게 내놓았고 SBA 융자 승인을 3일만에 알려주겠다며 SBA 융자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미은행도 메이저리그 추신수를 앞세워 새상품과 적극적인 영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윌셔은행도 올해 초 ‘퍼스널 플렉스 체킹’을 내놓았다.
태평양은행과 오픈은행은 일상생활 및 비즈니스 활동으로 바쁜 고객들을 전담팀이 직접 찾아가 상담해주는 일종의 PB와 같은 서비스를 적극 알리고 있고  새한은행도 ‘창립 20주년 고객 감사 대잔치’를 11월말까지 진행한다.

▲ 증자 추진 및 우리금융 한미은행 인수 무산
금융위기 이후 한인은행가는 계속 증자가 가장 큰 이슈 중의 하나다. 올해도 은행들이 경쟁하듯 최우선과제로 자산건전성 확보 및 유지에 두면서 자본금 확충 노력도 계속 됐다.
지난해부터 꾸준한 증자를 이어온 태평양은행과 오픈은행이 올 상반기 증자를 마무리했고 윌셔은행은 지난 5월 보통주 공모를 통한 증자에 나서 단 3일만에 1억달러 증자에 성공했다. 은행들이 증자에 나서지만 투자시장이 크게 말라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시애틀 지역의 한인은행인 유니뱅크는 올 상반기에 LA와 시애틀 등 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열고 증자에 나섰으나 경기 상황 변화와 인수합병 계획 수정에 따라 증자를 중단했다. 자본비율이 높아 타은행 인수 추진 외 증자 추진 이유가 없었던 유니뱅크는 기대하지 않았던 중소기업대출펀드의 승인이 나옴에 따라 추가적인 자본금 확충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은행가 최대 뉴스 중의 하나는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 무산이다. 지난 6월15일 한미은행과 우리금융은 지난해 5월 체결한 주식 양도양수 계약을 파기하고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MOU)을 체결해 상호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우리금융은 지난해 5월 한미의 보통주를 주당 1.20달러에 최소 2억1000만달러어치를 매입하고 나머지 3000만달러 상당의 한미 주식은 옵션에 의해 추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총 2억4000만달러 규모의 주식매매 계약을 했으나 감독국 승인이 나지 않고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부실이라는 걸림돌을 끝내 넘지 못하고 이 계약은 없었던 일이 됐다.
이번 우리금융의 한미 인수 무산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던 일이어서 시장이나 증시에서의 여파는 그리 크지 않았다.
한미는 곧장 7500만달러 규모의 증자에 나섰으나 주가가 떨어지면서 기대하던 가격대가 형성되지 않자 증자 추진을 중단했다.

▲ 현 경기 상황 악화에 따른 대비
지난해 은행권은 1분기에 좋은 출발을 하고도 2분기 후반부터 갑자기 다시 경기가 악화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한인은행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지난해 같이 현재 경기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특히 미 경제지표들이 최근들어 악화되면서 주가도 상당히 저조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영업력을 키우려는 한인은행들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엄청난 수치의 부실자산을 정리한 가운데 더이상의 부실 처리 여파는 이전 보다 더욱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은행들은 대손충당금 총액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대비하고 있긴 하지만 경기 회복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은행권도 수익성 향상을 위한 전략도 공격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영업력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은행들이 다시 영업활동을 활발하게 하기 시작하면서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또다른 부실대출을 낳을 수 있으니 이에 주의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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