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집값 벌써 급등세
“닷컴 붐은 잊어라. 벼락부자 수 천명이 탄생한다”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의 상장을 앞두고 캘리포니아주의 실리콘밸리가 부푼 기대감으로 들썩거리고 있다.
페이스북의 주식이 상장되면 내부 직원 등 페이스북의 주식을 가진 사람들이 순식간에 벼락부자가 되고 자연히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지역 경제가 활황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은 최근 페이스북 상장을 앞두고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 일대가 ‘페이스북 백만장자’들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벼락부자들의 소비가 늘면 자동차에서부터 식당, 관광 등 모든 업계가 혜택을 보지만 가장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다.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가 페이스북의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샌마테오 카운티의 멘로파크에 9천200평방피트 규모의 호화저택을 짓고 있는 것을 비롯해 인근 지역에 대규모 호화 주택 건설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외관을 유리와 철골 구조로 장식할 이 저택은 방 6개, 욕실 6개에 지하엔 와인룸과 체육관, 극장, 사무실, 게스트룸 등을 갖추고 있으며 1층엔 800평방피트가 넘는 큰 방도 있다.
샌드버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에 세계은행과 백악관, 구글 부사장 등을 거친 뒤 현재 마크 저커버그에 이어 페이스북의 2인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의 상장 후 주가 전망을 감안하면 그가 보유 중인 페이스북 주식 가치가 15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샌드버그 외에도 페이스북과 징가, 여타 SNS업체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러시아 벤처 갑부 유리 밀너는 작년 캘리포니아주 로스 알토스에 1억달러 짜리 대저택을 구입했다.
현지 부동산 업자인 딕 브레독스는 IT분야에 종사하는 고객들의 주문을 받아 4채의 주택을 짓고 있는데 이중 하나는 집안에 원형 극장과 연못 등을 갖춘 1만4천평방피트짜리 저택이라고 전했다.
멘로파크 시 당국에는 작년 8월 이후 15건의 신규주택 건설신청이 제출됐는데 현재 건설 중인 5채는 6천평방피트 이상의 규모다.
이런 추세로 인해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은 벌써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 상장이 이미 높은 수준인 이 지역의 부동산 가격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집을 팔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페이스북 상장 후까지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IT 벼락부자’들의 움직임에 대해 인근 지역 주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스탠퍼드대 교수나 젊은 부부들이 중소형 주택에서 모여 사는 이 지역에 이런 대규모 저택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샌드버그의 주택건설 현장 인근에 사는 보험 중개업자 론 셰퍼드는 “샌드버그는 자기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종류의 현대식 주택은 이웃 주택들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