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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를 지나는 동안 미국 은행권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비용 절감이다. 대형은행은 물론 한인은행들도 그동안 허리띠 졸라매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최근들어서는 은행들이 인력 감축과 함께 ATM 교체를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우선 미국내에만 6000개가 넘는 지점을 가지고 있는 웰스파고의 경우 지점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ATM 교체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기존 ATM에 비해 신형 ATM은 이메일 영수증을 요청할 수 있으며 계좌 이체도 가능하다. 즉 창구나 고객지원팀에서 해야 하는 일을 ATM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JP모건 체이스도 현재 ATM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인데 체이스의 경우 텔러형 ATM을 도입, 일선 지점에서 이를 시험 운영 중이다. 텔러형 ATM은 고객이 창구 직원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송금 및 입출금 등 은행 전반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텔러형 ATM이 도입된 지점들의 현금-수표 교환 요구가 기존 ATM을 사용하던 때와 비교해 40% 감소했다고 체이스측은 밝혔다. 체이스는 올해 말까지 텔러형 ATM를 시험 운영하는 지점을 100곳으로 확대하고 향후 12~18개월 내에 이를 1000곳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체이스는 ATM 교체를 통해 연 5억달러에 달하는 지점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5대 신용협동조합 중 하나인 CFCU가 지난해 15개 지점에 설치한 ATM은 고객과 화상통화까지 가능하다. 고객들은 창구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대기할 필요가 없고 은행으로서도 적은 인력으로 효율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한인은행들도 최근 ATM을 교체하고 있는데 윌셔은행의 경우 올들어 5개 지점의 ATM을 교체했다. 윌셔의 신형 ATM은 디파짓할 때 체크를 캡쳐해서 입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창구 업무의 많은 부분을 덜어낼 수 있다. 윌셔은행측은 “ATM 교체의 경우 은행 전체 시스템과 밸런스를 맞춰 진행해야 하는 만큼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교체한 것이다. 앞으로도 점차 기기 교체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ATM 기기 비용 및 교체 비용이 들어가지만 ATM 놓을 공간 정도만 있으면 되니 불필요한 지점 임대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월스트리스트저널은 ATM 교체가 단순히 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실적 호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고객 스스로 기본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하게 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직원들에게 더 많은 시간적 여유가 주어져 금융상품 판매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했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