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재벌 영위업종 10년만에 44% 급증

한국내 10대 재벌이 영위하는 업종의 수가 지난 10년간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한국시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오너가 있는 10대 재벌의 영위업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중분류)를 기준으로 2001년 39개에서 지난해 말 56개로 10년만에 43.5%(17개) 늘었다.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중분류 76개 업종 가운데 73.4%에서 재벌들이 사업을 영위하는 셈이다.

업종수가 증가한 만큼 이들 재벌의 계열회사 수도 같은 기간 303개에서 592개로 95.4% 불어났다.

삼성그룹의 영위업종은 2001년 20개에서 2011년 26개로 6곳 늘었고 현대자동차그룹은 10개에서 21개로 증가했다. SK그룹이 20개에서 30개로, LG 그룹이 18개에서 23개로, 롯데그룹이 16개에서 25개로 사업 영역을 각각 확장했다.

현대중공업 그룹은 2001년 3개 업종에서만 사업을 영위했으나 10년만에 15곳으로 업종이 5배로 급증했다.

10대 재벌이 2001년에는 영위하지 않다가 새로 확장한 사업분야는 제조업 분야에서 의복·액세서리·모피(삼성, 롯데), 가방·신발(GS), 가구(현대차) 등이다.

특히, 각 재벌이 앞다퉈 신수종 사업으로 삼는 의료용물질·의약품 제조업의 경우, 2001년에는 재벌사들이 진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삼성, SK, LG, 한진, 한화 등의 재벌그룹이 이 분야에 경쟁적으로 참여했다.

2001년에는 전혀 재벌의 사업 영역이 아니었던 음식점·주점업 업종에도 2011년말 현재 삼성그룹(보나비), 롯데그룹(블리스), GS그룹(상락푸드), 두산그룹(SRS코리아)이 진출했다.

올들어 삼성, 롯데 등 일부그룹은 음식점 분야에서 철수했다.

도시가스, 발전소 등 에너지 관련 업종에도 2001년에는 SK그룹과 LG그룹 두 곳만이 참여했지만 2011년 현재에는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 GS, 한화 등 5개 재벌그룹도 회사를 만들거나 인수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교육서비스업도 삼성(크레듀), 현대차(입시연구소) 등 국내 2대 재벌이 뛰어들었다.

76개 업종 중 2011년 현재 10대 재벌이 모두 진출한 분야는 스포츠·오락관련 서비스업 부문으로 프로스포츠 구단을 비롯해 리조트, 레저시설개발 회사 등을 적어도 하나씩 보유하고 있다.

10대 재벌의 계열사가 가장 많이 집중된 분야는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의약품 제외)’으로 모두 38개 계열사가 이 업종에 속한다.

서울/연합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