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루벤스의 ‘한복을 입은 남자’와 함께 게티 박물관에 전시됐던 ‘조선의 얼’이란 대형 한복 콜라주 작품으로 화제를 몰고 왔던 김태순 작가가 LA 웨스턴 갤러리아(12~25일)에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다.
게티 박물관 관계자들에게 ‘코리안 로버트 라우셴버그!’(Robert Rauschenberg·1925~2008·일상에서 구할 수 있는 오브제를 사용해 추상표현에서 팝아트 까지 다양한 장르를 어우른 유명 예술가)라는 찬사를 받은 김태순 작가의 한국 전통 사랑은 엄격한 유교적 가풍에서 시작됐다.
어려서부터 한복을 입고, 종이로 된 고서를 읽으며 성장한 김 작가의 경험은 자연스레 그녀의 작품속에 녹아들었다. 두루마기, 치마저고리 등의 한복과 전통 가구와 고서 그리고 온돌방, 등의 기억은 작품에 사용되면서 한층 입체적으로 되살아 났다.
김 작가는 “이전에도 한국적인 일상 오브제 (예술과 관련없는 물건 또는 그 부분을 본래의 일상적 용도 떼어내어 예술에 활용하는 것을 의미함)를 작품에 사용해 왔다. 그런데 어느날 돌아가신부모님의 한복과 고서를 태우려다 보니 그 유려한 선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속에 녹아 있는 추억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 이를 작품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며 “이런 재료들은 세월의 무게가고스란히 베어나와 그 자체로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뿐 아니라 다른 소재와 어우러지면 그 속에서도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실제 김 작가의 작품을 보다보면 그림도, 판화도, 조각도 아닌 그 중간 형태의 새로운 형식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다양한 일상 소재의 특성을 최대로 반영한 결과다. 이번에 전시중인 대표작 ‘조선의 얼’과 ‘황진이’는 이런 각 재료의 어울림이 가장 아름답게 표현된 작품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들어 메고 있다.
한편 김태순 작가의 전시회는 오는 25일까지 LA 한인타운 웨스턴과 1가-베벌리 블러바드 사이에 위치한 웨스턴 갤러리아에서 진행 중이다. 관람객이 원할 경우 개별 판매도 가능하며 김 작가의 더 자세한 작품 세계는 웹사이트 www.kimtaesoon.com 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