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나 지금이나 정치에는 정쟁만 계속하고 나라야 국민이야 어찌되었던 아랑곳이 없이 내분으로 아까운 세월만 흘러보내다가 민족의 큰 아픔을 맞이했다. 피로 전국토를 물들이고 아무런 성과나 결과도 없이 3년 1개월 3일 6시간(2만7,078시간)만에 1953년 7월 27일 오전 8시 휴전되었다. 전쟁이 끝이 난 것이 아니라 멈추게 되어 그 상태로 현재까지에 이르렀다. 무려 60여년 간을 전쟁 속에서 살아온 것이나 다름이 없다.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전 국군묘지)가 좁아서 대전에 새롭게 국립묘지를 만들었다. 모든 것을 확장하고 넓혀도 이 것만은 좁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인데 말이다. 나를 위해서만 사는 삶이 아니라 다른 이를 위해 나를 버린다는 희생은 가장 대승적인 실천이다. 불교에서는 첫째가 목숨있는 것을 죽이지 말라는 계이다. 이순신 장군은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라고 하여 진충보국의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순신 장군에 못지 않게 한국을 지켜준 미국인이 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주고 무엇을 바라는 보상심리가 많이들 작용하고 있다. 가족과 벗 이웃과 사회에 대한 보상 심리적 마음을 훌훌 털어 버리고 내가 누구를 도왔다는 마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마음, 도와 주어야 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심신이 건강해지고 편안한 나와 내 가정, 내 이웃, 내 사회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행복한 가정, 정다운 이웃, 건전한 사회를 위해 더불어 노력하자.
[지안스님 칼럼]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날
6월 25일! 해마다 매년 어김없이 달력에 표시되고 돌아왔고 아니 이 지구가 멸망하기 전 까지는 계속 될 날이다. 세계의 모든 나라 모든 인종이 그냥 매일 지나는 날 같이 6월 25일도 지나겠지만 우리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날이다.
어쩌면 지금의 젊은이들은 한국 역사의 한 장으로 넘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1945년 8월15일 광복되어 그 기쁨도 채 가시기전에 강대국(미국 소련)의 이권개입으로 원하지도 바라지도 않았던 분단의 아픔을 또 받아들여야 했다.
애국지사들은 독립이 아닌 하나되기를 위해 다시 남북을 오가고 민족이 힘을 하나로 모으기를 소리 높여 외치다가 하나둘 비명에 쓰러지고 나라는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1950년 6월 25일 비가 촉촉히 내리던 조용한 일요일 새벽 4시 북한군은 선전포고도 없이 암호명 ‘폭풍’을 명령하여 일제히 38선 남쪽을 향해 공격을 개시했다. 원하지 않았고 바라지도 않던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쟁인 6·25로 인해 민간인 인명피해 99만 968명(사망 24만 4,663명·피학살12만 8,936명· 피납 8만4,532명 ·부상 22만9,625명· 불명 30만3,212명) , 한국군 피해 150만7,978명(사망14만9,005명· 부상 71만7,083명· 실종13만2,256명· 포로9,634명) 유엔군 피해 18만1,426명(사망 5만7,615명· 부상 11만 5,312명 ·실종 2,232명· 포로 6,267명) 종군기자 피해 18명으로 총 인명 피해가 268만 390명에 이른다.
물적 피해는 민간가옥 61만2,000호, 각급 학교 4,023개교, 경찰서 1,176개소, 행정기관 2,700동, 의료기관 1,500동, 금융기관 1,100동, 종교단체 1만3,100동, 생산단체 2만 3,100동, 공공단체 1만2,100동, 항만시설 100개소, 철도 329km, 교량 312km, 전선 61km, 공업시설 43% , 발전시설 41% 등이 파괴됐다.
가축은 2천921만8,180두, 탄광시설은 50%가 파괴되는 등으로 우리나라는 전국 어디나 폐허가 되었고 총피해액은 약 22억8105만4,217달러로 추정된다.
한국의 건강한 남자는 누구라도 국방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 최소한 3년 간을 나라를 위해 군복무를 한다. 필자도 군생활 53개월 동안 월남전쟁에 2년간 참가한 경험이 있다.
1960년대에는 우리가 원하지 않고 우리와는 직접적인 관계도 없지만 6·25전쟁 때 유엔군의 도움을 받은 빗 값픔이라는 허울좋은 명목이지만 실제로는 한국과 미국간의 실리적 이해관계로 월남전쟁에 파병되어 5,000여명의 한국군 피해가 생겼다.
우리 국민이 현재 잘살든 힘들게 살든 살고있는 것이 수 많이 흘린 피의 대가인 것이다. 피 흘린 그 얼을 조금이라도 기리기 위한 날이 현충일이다.
우리는 미국 현충일(메모리얼 데이)이나 한국 현충일이나 똑 같이 생각하고 그저 공휴일이니 놀아보자는 생각보다는 경건한 마음으로 지내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우리의 옛 스님들은 국가와 민족이 위난에 처했을 때 승병을 모아 전선에 나가서 몸과 목숨을 돌보지 않고 싸웠으며 그 어려움이 끝나면 아무런 보상도 원하지도 바라지도 받지도 않고 사찰로 들어가 본연의 수행에 힘썼다.
신라시대 화랑오계를 만든 것이 원광이라는 유명한 신라의 스님이 만들었는데 그 오계를보면 살생유택이라고 되어 있다. 이는 가려서 죽이라는 뜻이다. 즉 그로 인해 더 많은 사람이 죽을 수 있을 때에 그를 죽이라는 것이다.
6·25 전쟁시 인천상륙작전의 명장 더글라스 맥아더. 그는 “Old soldiers never die, but just fade away!(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유명한 연설의 주인공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풍설(風雪·바람이 불고 차가운 눈이 내리고)이 나부낀 뒤에 송죽(松竹·소나무 대나무)의 푸르름을 알 수 있나니”라고 하듯 진실된 충성과 멸사봉공의 정신은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빛나는 것이다.
지안 스님/자비원 원장